5∼7월 출소예정자 10명 4개업체 면접…참가자 취업에 열의
"건축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꼭 일하고 싶어요. 또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대구구치소 강당. 면접관이 입사 지원동기를 묻자 조현수(가명'24) 씨는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답했다. 병역법 위반으로 1년 5개월을 구치소에서 보낸 조 씨는 이달 30일 출소를 앞두고 있다.
"현장 노무보다 건축 관련 자격증을 따 정식 직원으로 일해보는 것은 어때요? 현수 씨는 아직 젊으니까요." 이날 행사에 참여한 ㈜에스디건설 배종우 대리가 조 씨에게 조언을 건넸다. 4명의 면접관은 지원자들의 과거를 문제 삼지 않았다. 대신 미래의 계획에 대해 꼼꼼히 물었다.
수형자들도 이 날만큼은 면접관 앞에 바싹 얼어있는 입사 지원자였다. 조 씨는"전부터 건축일에 관심이 많아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학원 리모델링과 원룸 건축 현장에서 일을 했다. 구치소에서 컴퓨터 자격증 공부도 했는데 앞으로 좋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대구구치소가 출소 예정자들의 취업을 돕는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 최초로 열었다. 이날 5~7월 출소를 앞둔 10명이 구직자로 참가했으며, (유)지오선과 현대중부서비스, ㈜에스디 건설과 신용회복위원회 대구지부 등 업체 4곳이 이들의 취업을 도왔다.
구직자들은 자신의 경력과 관심에 맞춰 업체를 골랐다.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13년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이용식(가명'51) 씨는 자동차정비업체인 현대중부서비스에 지원했다. 이 씨는 트레일러 운전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고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장기근무 경력이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현대중부서비스 최흥식(53) 대표는 "수습 기간 3개월을 거치면 정식 직원으로 발령이 난다. 이 씨는 정비소에서도 오래 일한 경력이 있고 대형차 수리도 많이 해봤으니 현장 경험은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명식(가명'45) 씨는 태양열 연구'설비업체인 (유)지오선에 지원했다. 장 씨는 "구치소에 오기 전 휴대전화 조립 공장을 10년 정도 운영하며 신기술 연구와 개발에 힘쓴 경험이 있다"며 "태양열 연구를 하며 현장 일을 배워 새 삶을 시작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유)지오선 이운해(51) 대표는 "출소 예정자들 중에서 이공계 출신이거나 기계를 잘 만지는 분들이 더러 있어서 채용할 경우 우리 업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과거의 잘못으로 한 사람을 죄다 평가하기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보자는 생각에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대구구치소 박종관 소장은 "전과자에 대한 편견과 냉대로 이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형자들도 사회에 나가면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이웃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안정적인 자립 기반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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