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10년' 마침내 弔鐘…미군, 빈 라덴 사살

입력 2011-05-03 10:33:34

미국 9·11 테러의 배후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1일 미군에 사살됐다.

'테러의 상징'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서방국들은 일제히 환호했지만 아랍권은 테러의 종결이 아니라 또 다른 테러의 시작이라며 보복 테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빈 라덴의 사살은 10년에 걸친 미국의 끈질긴 추적끝에 이뤄졌다. 빈 라덴의 소재지가 마지막으로 파악됐던 것은 2001년 9·11 테러 사건 발생 3개월 후였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산악지대인 토라보라 동굴에 은신해 있다는 정보를 확신하고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지만 빈 라덴은 도망쳤고, 이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그 후 10년만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특별 성명을 통해 "미군 특수부대가 빈 라덴이 숨어 있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가옥을 급습해 교전 끝에 그를 사살했다"고 빈 라덴의 죽음을 공식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지난해 8월 빈 라덴의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관한 단서를 확보하고 이를 추적해 왔으며 지난주 빈 라덴의 제거 작전을 단행할 충분한 정보가 확보됐다고 판단해 작전 개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빈 라덴 제거 작전은 1일 오전 개시됐다. 목표물은 파키스탄 군사학교에서 불과 100m 남짓 떨어진 3층짜리 가옥으로, 미국 대 테러부대원들은 헬기 4대에 나눠타고 이날 새벽 파키스탄 북부의 가지 공군기지에서 출격했다.

현지 주민에 따르면 공격이 전개된 시각은 현지시각 오전 1시 15분쯤. 헬기들이 빈 라덴의 거처를 향해 접근하자 빈 라덴 측 병사들은 지붕 위에서 추진식 유탄 발사기를 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 1대가 화염에 휩싸인 채 추락했다. 빈 라덴은 그 후 양측 간 총격전 와중에 머리에 총상을 입고 최후를 맞았다.

총격전 과정에서 빈 라덴의 아들 1명을 포함, 남자 3명과 여성 1명이 운명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빈 라덴임을 최종 확인한 후 바다에 수장했다.

미군이 빈 라덴을 사살한 후 전세계에 알 카에다의 보복 테러에 대한 우려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정부기관, 공공시설,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주요 항만 및 다중이 모이는 시설이나 장소 등에 경찰을 비롯한 보안 요원들을 대폭 증원했다.

미국 최대 우방국인 우리나라도 보복 테러에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미국의 주요 우방국 중 하나인데다 오는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예정돼 있어 각 국 요인들이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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