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시-시의회 '볼썽사나운 힘겨루기'

입력 2011-05-03 09:36:32

시, 영상단지내 업체 수익사업 착공 설명회 강행…시의회, 예산삭감 '맞

문경시의회가 이미 유치하거나 투자한 문경시의 국제대회 및 계속사업에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문경시의회는 지난달 28일 시가 제출한 추경예산안 가운데 오는 10월 27일 개최 예정으로 문경시가 유치한 '제14회 세계정구선수권대회' 관련예산 16억6천6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또 이미 예산이 집행된 문경새재 케이블카 용역비 4억5천만원을 비롯해 공정률 90%인 문경새재 3주차장 마무리 사업비 2억8천만원까지 삭감하는 등 모두 17개 항목 33억여원의 예산을 이날 예고 없이 삭감했다.

이에 따라 예산문제로 정구대회를 반납할 경우 대회를 불과 5개월여 앞둔 시점이어서 다른 자치단체도 준비가 사실상 불가능해 4년마다 열리는 세계정구선수권대회 자체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점쳐지고 있다.

정구의 도시 문경의 이미지와 신뢰가 실추될 우려를 낳은 문경시의회의 유례 없는 이날 예산 삭감 배경을 두고 시청과 시의회 안팎에서는 "문경시의 영상문화단지 조성 사업 강행 방침이 이 같은 사태를 부채질한 원인이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경시의회와 시민단체, 새재상가번영회 등은 성명서를 통해 장소 부적합과 민간업체 특혜의혹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업을 신중하게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예산결산위원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 문경시와 업체 측이 시의회와 상의 없이 서울에서 서울지역 신문기자들을 초청, 설명회를 열고 사실상 사업강행을 밝힌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사업은 ㈜SM엔터테인먼트 등이 2007년 3월 문경시와 양해각서 체결과 함께 2조6천억원의 외국'민간자본을 문경에 유치, '동북아 최대의 영상문화관광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던 사업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4년 동안 흐지부지돼 오다 최근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영상시설보다는 430억원 규모의 워터파크와 콘도 등 수익사업을 먼저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더구나 문경새재도립공원 입구 노른자위 시유지 3만6천108㎡(1만923평)를 문경시의 협조로 임대받아 20년 동안 사용하겠다고 해 시의회와 시민들로부터 "업체만 배불리게 하는 사업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탁대학'이응천'노진식'김휘숙'안광일 시의원 등은 "그동안 사업 규모가 축소되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들에게 해명은커녕 서울에서 일방적으로 사업 강행을 밝힌 점은 시민들을 우롱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경시 측은 "서울 설명회는 업체 측이 마련했는데 의원들의 심기를 크게 건드려 예산삭감 투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시의회와 다시 협의해 문경영상문화단지사업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삭감된 예산안을 살려나가겠다"고 밝혔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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