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의 분신, 3차원으로 번역된 그림자
조각가 김광호 작품의 기저는 '그림자'이다. 그는 2차원의 그림자를 3차원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한다. 영화 속에서 그림자는 곧잘 내면세계를 드러내는 소품으로 활용된다. 일상이 아니라 예술 공간 속에서 그림자는 불안, 슬픔, 실의, 허무, 그리움, 이별 등을 상징한다. 그림자는 진실의 인화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가 생기듯이 시시각각 변하는 그림자의 표현은 무궁하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우리는 그림자의 존재를 잊고 산다. 영원한 '생의 동반자'로서, 잘 아는 듯하지만 정작 모르는 게 그림자다. 그러나 김광호는 그림자에 존재론적인 물음을 접속시켜, 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인상파 화가들이, 검은색인 줄로만 알았던 그림자 속에서 풍부한 색채를 발견했듯이 김광호도 그림자 속에서 존재론적인 답변을 모색한다. 의식해도 그만이고 의식하지 않아도 그만인, 의미 없던 그림자는 그에게 가서 비로소 꽃이 된다. 꽃이 되어 만발하다. 그는 이 꽃을 다시 우리 앞에 던져 준다.
너는 누구냐 ?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이다. 또한 그의 조각에 나타난 형상은 언제나 상상력을 동원해야 볼 수 있는 형상이다. 작가는 일반적인 조각의 '실체적인 양감'보다 관객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상상적인 양감'에 주목한다. 이 상상적인 양감은 실체적인 양감의 크기를 넘어선다. 무한하다. 가슴 속의 현상이기 때문이다.
손의권 동원화랑 기획실장
▶동원화랑 ~7일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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