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가 교수 채용 부정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채용한 전임강사 교원 56명 중 10여 명을 부정한 방법으로 임용한 혐의다. 수사가 시작되자 대학 측은 자료 수정 등을 통해 증거 없애기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 스스로 불법을 저질렀음을 자인한 것이다.
수사가 계속되면 채용에 따른 금품 수수 여부가 드러나겠지만 이번 사건은 대학교수 채용 때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비리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학교 측의 노림수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이다. 현재 보건대의 전임강사 이상 교원의 수는 194명으로 전체 교수의 40% 이상을 최근 2년 동안에 뽑았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2008년부터 추진한 '교육역량 강화사업'과 맞물려 있다. 보건대는 이러한 교수 충원에 힘입어 올해 교과부 평가에서 전국 2위로 43억여 원을 지원받았다. 국가 지원 사업이 얼마나 허술하고 주먹구구식인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가 각종 명목으로 대학에 뿌리는 지원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말이 있다. 선정 때는 물론, 관리 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국'사립대 감사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번 보건대 사태도 선정 때 철저한 검증 기준이 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무리하게 정부의 요구 기준에 맞추려다 벌어진 일이다. 2년 동안 전체 교수의 40%를 뽑은 대학에 교육역량 강화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지원한 것은 정부가 대학의 불법을 부추기는 것과 같다.
정부는 교육역량 강화사업뿐 아니라 대학에 지원하는 모든 사업을 재검증해야 한다. 부실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대학에까지 국민의 세금을 들여야 할 이유가 없다. 경찰도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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