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초박빙 접전 겨우 건져…텃밭 붕괴 우려 현실화
대구'경북 4곳에서 치러진 기초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낮은 투표율 속에 야권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져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확인된 선거였다.
이번 선거는 지난달 30일 신공항이 백지화된 후 한 달 만에 치러져 한나라당 심판론이 선거에서 표로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민주당 등 야 5당은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한나라당 심판론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을 공략해 낮은 투표율 속에서도 조직력에서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나라당의 완승(?)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대구경북 4개 선거구 중 2개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위협하며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특히 한나라당과 무소속 후보 각 1명씩 출마한 예천은 58표 차이로 한나라당 후보가 겨우 당선됐고 달서구 마선거구는 한나라당'무소속'민노당 후보가 비슷한 지지율을 보여 반 한나라당 정서가 만만치 않음을 확인시켰다. 개표 초반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기도 했고 민노당의 후보도 개표 초반부터 꾸준하게 30%를 육박하는 득표력을 보여 한나라당 후보를 위협했다. 가정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대구경북의 투표율(16.5%)이 높았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는 것이 지역 야권의 분석이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전 지역에서 승리를 챙기기는 했으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내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텃밭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조직력이 앞서)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투표율이 높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 지 장담할 수 없었다"며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총선에서 자칫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변화된 민심에 당혹스러운 입장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지역민심의 변화는 야권 연대 강화 움직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 3개 선거구 중 2개 선거구에 후보를 낸 민주당 대구시당은 개표 이후 즉각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의 무책임, 무능력에 분노한 대구민심의 심판이 투표율의 저하로 조직력에서 앞선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면서도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수렴하고 적극적인 정책개발로 대구시민에게 다가서는 한편, 야권연대 강화로 (내년총선) 후보공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승리를 했지만 완승을 하지 못했고 야당과 무소속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공항 백지화 등으로 인한 한나라당 심판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고 분석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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