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관광버스 추락 참사…사고 현장·피해상황
24일 오후 5시 40분쯤 성주군 수륜면 신파리 59번 지방도로에서 43명의 사상자를 낸 버스 추락사고는 가파른 내리막길에다 제동장치(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버스가 굴러떨어지면서 큰 피해를 냈다. 대전의 한 산악회원 42명과 운전기사 등 43명이 탄 이 관광버스는 가야산에서 수륜면사무소 방향 편도 1차로 내리막길을 달리다 가드레일을 뚫고 10m 아래로 추락했다.
◆사고 현장
이날 사고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버스는 땅속에 처박혀 형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고, 승객들이 구겨진 버스에 끼이거나 안전벨트를 풀지 못한 채 신음하는 등 아비규환이었다고 전했다.
본지기자가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도 버스는 90도로 기울어진 채 앞부분이 땅에 처박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버스 창문은 추락 충격으로 모두 깨졌고 버스 앞부분은 땅바닥에 박히기 직전 나무에 부딪힌 듯 나무뿌리가 엉킨 채 찌그러져 있었다. 버스 주변의 뜯겨 나온 의자와 커튼 등에 피가 묻어 있고, 등산 가방과 신발 등이 어지럽게 늘려 있어 사고 당시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었다.
성주소방서 박해웅 소방장은 "현장에 도착해 보니 앞쪽 운전석과 조수석 부근에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으며 대부분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으나 의자가 뜯기면서 승객들이 깔리거나 끼여 피해가 늘었다"면서 "사망자와 중상자 대다수가 버스 앞쪽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피해상황
이날 사고는 버스가 10m 아래로 추락하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컸다. 특히 버스 앞부분이 먼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굴러떨어 지면서 운전기사를 비롯해 주로 앞자리에 있었던 6명이 모두 숨지는 피해를 입었다.
버스승객과 운전기사 등 사망자를 비롯해 버스에 타고 있는 나머지 37명 모두 중경상을 입었다. 숨진 6명의 시신은 대전의 3개 병원과 성주와 고령, 대구 각 1개 병원 등 6개 병원에 분산 안치돼 있다. 중경상을 입은 피해자들은 성주 혜성병원을 비롯해 대구, 칠곡, 구미, 대전 등 10개 병원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경상자 일부는 대전과 충북 청주로 후송됐다.
◆사고원인 조사
경찰은 이날 버스 추락사고 원인에 대해 브레이크 파열 등 차체 결함, 운전 부주의 등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나기 직전 '운전기사가 안전벨트를 매라'고 외쳤다는 일부 승객들의 말에 따라 브레이크 파열에 따른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현장 감식을 벌이는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손배영(57) 씨는 "(운전)기사가 사고 나기 얼마 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안전벨트를 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산행을 이끌었던 산악회장 김근섭(43'대전 대덕구) 씨는 "사고 나기 전 버스 기어에서 '탁, 탁' 소리가 들려 운전기사에게 가서 물어봤더니 '기어가 안들어간다. 브레이크가 안듣는다'고 하기에 큰일났다 싶어서 회원들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성주'고령'칠곡지역 소방관과 경찰이 긴급 출동해 피해자 구조에 나섰으며, 사망자와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성주군은 이날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사상자의 인적사항 파악과 수습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고 버스는 전세버스공제조합에 가입돼 있어 보험금 지급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창구'박용우'전병용'황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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