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주부인 최모(31) 씨. 아랫배에 혹처럼 생긴 것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았다. 자궁에 생긴 혹이 너무 커서 자궁 전체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최 씨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자궁근종의 크기는 22cm로 상당히 큰 상태. 다행히 전문병원에서 로봇팔 복강경 수술로 자궁근종만 제거하고 자궁을 그대로 남겨둘 수 있었다. 수술 6개월 뒤 정상 임신에 되었고 3.3kg의 건강한 남자 아이를 분만했다. 현재 최 씨는 둘째 아기를 임신한 상태다.
◆갈수록 늘어가는 복강경 수술
복강경 수술은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과 달리 복부에 큰 흉터를 만들지 않고 0.5~1cm 크기의 절개만을 남기는 최신 수술법. 주로 배꼽 부위에 1cm 정도를 잘라 복부 내에 탄산가스를 주입해 복부를 부풀리게 한 뒤 수술할 공간을 만들고, 하복부에 추가로 2~3군데 0.5cm 정도 절개를 한 뒤 비디오 카메라와 각종 복강경 전용기구를 삽입해 모니터를 보며 수술을 한다.
수술 다음날부터 바로 걸을 수 있고 3, 4일만에 퇴원하게 된다. 개복수술에 비해 복강경 수술은 상처가 매우 적어 미용효과가 높고, 통증도 매우 적으며, 입원기간도 줄일 수 있다.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종일 경우, 자궁 전체를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이나 근종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근종 절제술, 난소에 혹이 있는 경우 한쪽 난소 전체를 들어내는 난소적출술 또는 난소 혹 부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복강경으로 가능하다.
또 자궁내막증인 경우 병 부위만 잘라내거나 레이저로 태워서 재발을 방지할 수도 있다. 골반염증이나 자궁내막증 등으로 골반 내 장기가 서로 들러붙는 골반유착이 발생한 경우, 골반통과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때에도 복강경 수술로 골반유착 박리술을 하면 골반 내 생식기관을 원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 자궁외 임신도 복강경으로 간단히 수술할 수 있다.
◆보다 정교한 로봇팔 복강경
그러나 모든 경우에 복강경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혹의 크기가 지나치게 크거나 ▷과거에 여러 차례 개복수술을 받아 골반 내 유착이 심한 경우 ▷악성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개복수술이 더 안전한 경우도 있다. 또 복강경 수술을 하다가 과거 수술이나 골반염증 또는 심한 자궁내막증으로 골반 내 유착이 심한 경우는 개복수술로 전환하기도 한다.
최근엔 복강경 수술에 로봇팔을 도입한 경우도 있다. 로봇팔 수술은 장비를 360도 회전할 수 있어서 기존 복강경 장비로는 닿기 힘든 부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다 정교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뜻. 특히 자궁이나 난소를 보존하면서 혹만 제거하려는 여성에게 유용하다. 대학병원급에서 사용하는 다빈치 로봇수술은 수술비가 1천만원 안팎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로봇팔 복강경 수술의 경우, 40만원 안팎만 추가 부담하면 된다.
월경통이 심하고 임신이 안돼 병원을 찾은 박모(33) 주부도 로봇팔 수술로 오른쪽 난소 종양(혹)만 제거하고 유착 박리술을 통해 난소를 보존할 수 있었다. 박 씨는 현재 임신 중이다. 임신 13주에 난소기형종이 발견된 김모(29) 주부도 로봇팔 복강경 수술로 왼쪽 난소 부위의 종양만 정교하게 제거하고 난소를 보존했다. 김 씨는 3.5kg의 건강한 딸을 낳았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이진식 신세계여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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