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원전…수명연장 결정 앞두고 안전성 평가엔 '함구'

입력 2011-04-19 10:07:49

경주 월성원전의 경우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노후한 1호기의 수명 연장과 활성단층대에 대한 불안감이 최대 관심사다.

◆수명 연장을 앞둔 월성 1호기는 안전한가?

월성원전 1호기는 10년 운전 연장을 위해 압력관 교체작업에 들어간 뒤 2009년 12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안전성평가 보고서가 제출됐으며, 올해 하반기 계속 운전 여부가 결정된다.

한수원과 원자력본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자연재해에 의한 것이지, 수명연장 때문이 아니다. 1호기 계속운전을 위해 교과부에 신청을 해 둔 상태로 안전성 평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며 수명 연장 논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김익중(동국대학교 교수) 경주환경연합 상임의장은 "이번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를 들여다보면 이른바 '경년열화'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수명 연장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은 10개의 원전이 있으나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1~4호기이다. 5, 6호기에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그렇다. 폭발한 순서도 '나이 순'인 1→3→2→4호기 순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1971년 1호기 운전을 시작으로 1974년 2호기, 1976년 3호기, 1978년 4호기가 운전을 시작했다. 5호기 이후 6개 원자로는 1980년대에 운전을 시작했다.

같은 지진과 해일을 겪었지만, 원전의 노후화 순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을 볼 수 있다.

경주핵안전연대는 최근 "이번에도 정부는 소위 '민간 전문가'를 앞세워 공정한 안전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포장하고 '월성1호기 수명 연장' 추진 등의 정책을 밀고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사실상 수명이 다한 월성 1호기에 대한 재가동 준비 중단, 조기폐쇄의 방침을 내린 뒤 기타 노후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활성단층대의 월성원전 과연 안전한가?

활성단층은 과거 3만5천 년 전 1회, 혹은 과거 50만 년 이내에 2회 이상의 지표 변위가 있는 단층 등을 말하는데, 월성원전 앞 읍천단층은 과거 21만4천 년 전에서 8만 년 사이에 2회 이상 활동한 단층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성원전 측은 읍천단층은 신월성 부지에서 남쪽으로 3㎞, 월성 4호기로부터 1.7㎞ 떨어져 있으며 길이는 1.5㎞로 신월성과 가동 중인 월성 4호기의 지진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 정밀조사를 통해 총 길이가 1.5㎞로 짧은 활성단층으로 확인돼 설계지진 산정에 고려할 대상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용태 월성원자력 본부장은 "읍천단층으로 인한 최대 잠재지진 규모는 6.0이며, 이 잠재 지진으로 인한 부지에서의 최대 지반가속도는 0.183g로 평가됐다. 0.183g는 신월성 1, 2호기의 설계지진값 0.2g 이내에 있어 최대 잠재지진에 대한 안전성 확보 요건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주 경실련 측은 우리나라 원전에 적용하는 설계지진값 0.2g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경주경실련 관계자는 "설계지진값 0.2g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를 건설할 때, 시공사인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비교적 안정적인 미국 동부지역 내진설계 기준을 참고해 만든 것이어서 국내 지질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계지진값의 상향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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