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인 농업인복지회관 '애물단지'

입력 2011-04-19 08:57:53

위치선정 잘못돼 주민·관광객 이용 거의 없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농업인회관이 찾는 이가 없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마경대기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농업인회관이 찾는 이가 없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마경대기자

영주시가 농업인의 기술정보교류 및 문화복지공간 조성을 위해 막대한 혈세를 투입, 조성한 농업인복지회관(만남의 광장)이 수년째 제구실을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 회관은 건립 당시 위치 선정 잘못으로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 차량 등의 진출입이 어려워 사실상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는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3차에 걸쳐 사업비 24억원(1차 12억원, 2차 10억원, 3차 2억원)을 들여 영주시 봉현면 대촌리 438번지(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 앞) 일대 부지 1만1천733㎡에 전용면적 4천461㎡ 규모의 농업인회관을 건립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부지선정이 잘못돼 상설매장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자 추가로 사업비를 확보, 주말장터와 만남의 광장을 설립한 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영주지역의 한 농업인단체에 운영권을 위탁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도록 활성화가 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 이곳은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 입구여서 이용이 불편한데다 접근성이 떨어져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이용이 전무한 상태다. 실제로 4개 농업인단체가 4개 상가를 분양받아 운영했으나 적자를 면치 못하자 3개월도 안 돼 영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은 상태이며,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 1곳만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농업인회관은 농업인단체(4H본부, 4H회, 생활개선회, 한여농)사무실과 회의실, 홍보관, 향토음식판매장, 농'특산물판매장, 화장실 1동, 무인IT관광안내소, 팔각정 1동, 실개천(분수), 야외벤치 캐노피 3동 등이 들어서 있다.

입주 상인 A씨는 "개장 당시 큰 기대를 하고 문을 열었으나 찾는 손님이 없어 대부분 상가들이 문을 닫은 상태"라며 "지금은 겨우 명맥만 이을 정도다. 하루 10명 안팎의 손님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어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인터넷 농특산물 판매 거점 확보, 각종 행사 유치, 농업기술센터 중부지소 이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가는 농업인단체가 아닌 전문 상인들을 입주시켜 활성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 농업인은 "2'3차 예산을 투입해 회관 활성화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실상 무용지물로, 추가로 설치한 만남의 광장 등은 주차시설 부족해 접근성 불편 등으로 관광버스 등이 아예 외면하고 있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회관이 농업인은 물론 주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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