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막에 공기 '기흉'…일차성 발병 원인 안밝혀져 폐 질환 원인 이차성
폐는 갈비뼈, 근육 등으로 구성된 흉벽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그 안쪽에 위치한 폐는 다시 2개의 늑막인 벽측 늑막과 장측 늑막으로 싸여있다. 기흉은 어떤 원인으로 폐를 싸고 있는 늑막 사이에 공기가 차서 여러 증상을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폐에 바람이 찼다'고 표현한다. 흉강 내로 공기가 유입만 되고 배출이 되지 않을 경우 종격동(양쪽 폐와 심장 사이의 공간)과 심장이 한쪽으로 쏠려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인 긴장성 기흉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차성 및 이차성으로 나뉘어
기흉에는 크게 일차성 기흉과 이차성 기흉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기흉의 원인은 아직까지 자세히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어떤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 젊은 연령층, 즉 고교생 및 대학생에게 잘 발생한다. 또 마른 체격의 소유자에게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 잘 나타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흉부 CT를 촬영해보면 약 80~90%에서 공기를 차게 만드는 폐기포(bullae)가 관찰된다.
이차성 기흉은 폐의 기저질환이 원인이 돼 공기가 차는 경우를 말한다. 기저질환에는 결핵, 폐기종,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이 있다. 일차성과 달리 어떤 원인이 되는 질환 때문에 공기가 차는 것이다. 이밖에 원인으로 악성종양, 폐섬유증 등이 있다. 일차성과는 달리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증상
일차성의 경우, 흔히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담이 맞힌다'고 표현하는 가슴 통증이다. 공기가 약간 차면 걸어다닐 때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공기가 더 많이 차면 가만히 있어도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공기가 심장을 압박해 혈압이 떨어지는 '긴장성 기흉'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엔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차성의 경우, 일차성과 같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폐의 기저질환 때문에 평소에 항상 호흡곤란을 갖고 있다면 증상의 작은 변화에도 주의해야 한다. 공기의 양이 적은 경우, 일반 흉부촬영으로 진단이 어렵다.
그러나 양이 많은 경우에는 공기의 음영이 뚜렷하게 관찰되기 때문에 진단이 비교적 쉽다. 흉부 CT로 공기가 찬 것과 폐기포를 찾아내면 쉽게 기흉을 진단할 수 있다.
◆흉강경 수술로 치료 가능
일차성의 경우, 폐에 찬 공기의 양과 기흉의 재발 여부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맨 처음 발생한 기흉이면서 공기 양이 아주 적은 경우, 고농도 산소 흡입으로 공기를 흡수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흡수를 위해 걸리는 시간은 약 3일 정도. 그러나 대부분 일차성 기흉은 공기를 체내에서 제거하기 위해 흉부에 관(tube)를 삽입하는 흉부 삽관술로 치료한다.
삽관 후에도 3~5일 이상 관으로 공기 누출이 지속되면 누출의 원인이 되는 폐기포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병원마다 접근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엔 관찰시기가 좀 더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흉부CT를 찍어서 폐기포가 명확히 관찰될 경우 더 빠른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처음 생긴 기흉의 경우, 흉관 삽관술로 치료했을 때 재발 확률은 50%가량. 하지만 세 번째 기흉이 생겼을 때 다시 재발할 가능성은 80% 이상으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기흉이 재발했다면 수술치료가 원칙이다. 폐기포 제거 수술은 과거엔 가슴을 열었지만 최근엔 작은 구멍만 뚫어 흉강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차성 기흉은 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흉관 삽관이 필요하다. 노인층에서 발병하므로 환자 운동량, 평소 전신상태, 폐 기능 등을 고려해 전신마취 수술이 가능하다면 적극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흉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재발을 최소화하려면 금연이 최선이다. 기흉 치료법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단 발생하면 기흉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기관에 바로 찾아가 적절하고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박기성 대구가톨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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