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일요시네마 '실버라도' 17일 오후 2시 40분

입력 2011-04-16 10:23:00

실버라도
실버라도

1880년의 미국 서부. 정의를 지키기 위해 악에 맞서 싸우는 '건맨' 4인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이들이 모이게 되는 과정, 그리고 이들이 상대하게 될 주적이 표면에 드러나기까지의 과정이 영화의 절반을 차지한다. 130분이 넘는 긴 상영시간이 수많은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는데 비정한 분위기보다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개봉 당시 평론가들이 서부영화 사상 가장 에피소드가 많은 작품이라고 비아냥댈 정도로 복잡하게 사건이 전개되어, 마치 여러 편의 TV 시리즈를 압축해서 감상하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서부영화의 부흥을 기치로 만든 작품답게 신선한 감각의 영상과 지명도 있는 스타들의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복잡한 듯하지만 짜임새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황야를 떠도는 총잡이 에밋(스콧 글렌 분)은 누군가 자신이 쉬고 있던 오두막을 습격하자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처치한다. 그리고 습격한 자의 말을 전리품삼아 사막을 횡단하다가 다 죽어가던 페이든(케빈 클라인 분)을 발견한다. 에밋의 간호로 기운을 회복한 페이든은 에밋과 함께 인근의 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을 사막에 내팽개치고 말을 강탈해간 일당 중 한 명을 발견하고 총격전 끝에 해치운다. 그리고 옛 동료였던 사내들을 우연히 만난다. 옛 동료들은 페이든에게 다시 동업할 것을 권하지만 페이든은 이를 거절하고 에밋과의 동행을 택한다.

한편 에밋은 튜룰리라는 마을에서 친동생 제이크(케빈 코스트너 분)와 합류한 후 누나 일가가 사는 실버라도로 향할 예정. 하지만 튜롤리는 에밋과 페이든이 기대했던 분위기 좋은 '술집'과 아리따운 '여자'만 있는 평범한 마을이 아니었다. 술집에서는 싸움에 말려든 흑인 존슨(대니 글로버 분)이 보안관의 명령으로 억울하게 마을에서 추방을 당하고, 제이크는 자신과 시비가 붙은 사람을 죽인 혐의로 유치장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통 서부극의 서정성이나 스파게티 웨스턴의 폭력성의 미학과는 다른 '뉴 웨이브 웨스턴' 스타일의 서부극으로 완성됐다. 1986년 아카데미 음향상,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제이크 역을 맡은 케빈 코스트너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의 20여년 전 모습을 보면서 잠시 추억에 빠질 수 있는 영화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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