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의 한복 착용 손님 출입 거부는 이해할 수 없다. 호텔 측은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한복은 외국인조차 탄성을 지르는 아름답고 우아한 옷이자 우리 조상들의 혼과 우리의 역사가 담긴 옷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위험스런 옷이 아니다. 호텔 측의 공식 사과와 시정 조치에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는 것은 한복 출입 거부가 우리 전통 문화와 역사를 스스로 짓밟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국회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엄중 처리하겠다"고 밝혔듯 신라호텔 측의 한복 출입 거부는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은 "(호텔 측이) 한복은 부피가 커서 위험한 옷으로 트레이닝복과 함께 입고 들어갈 수 없는 옷이라고 했다"며 "이게 과연 우리나라 특급호텔에서 일어난 일인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국내 전통 의상 신지식인 1호이자 전통 한복 기능장 1호인 백애현 씨는 어느 조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복 출입 금지는 땅에 떨어진 한복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분통을 떠뜨렸다. 그는 "격식을 갖추는 호텔에서 트레이닝복을 금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복은 우리가 입을 수 있는 최고의 격식을 갖춘 옷"이라며 호텔 측의 조치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복의 중요성과 전통 복식 예절을 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의 비난도 거세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신라호텔을 출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퍼나르며 "한국을 무시하는 호텔이 대한민국 호텔이냐"고 비난했다. 댓글 중에는 '신라'라는 이름을 당장 떼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라마다의 옷과 음식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실용과 편리성을 내세워 서양식 옷이 지구촌의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세계 각국 어디도 자신들의 전통 의상을 내팽개치는 곳이 없다. 전통 의상을 보존하고 키워 가는 일을 외면하지 않는다. 한복은 소재 등의 이유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부분이 없지 않지만 결코 남에게 눈총을 받는 옷이 아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미 생활 한복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복에 대한 더 많은 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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