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은 대구 지역 노숙인들의 '거점'이다. 먹고, 자고, 다른 노숙인들과 만나는 일이 이곳에서 해결된다.
노숙인들이 주로 생활하는 곳은 대합실. 대합실에는 D도넛 가게 옆 벤치와 후문광장으로 가는 비상계단 옆 벤치가 있다.
노숙인들은 비상계단 옆만 이용하고 도넛 가게 옆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암묵적으로 정해졌다. 노숙인들이 이용하는 화장실과 비상계단이 가깝고 노숙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될 뿐이다.
끼니는 주변 무료급식소에서 때운다. 대구역 인근에는 무료급식소 2곳이 운영 중이다. 걸어서 5분 거리인 번개시장 앞 '요셉의 집'에서 매일 점심을 준다. 대구역 뒤편 '대구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는 저녁을 해결할 수 있다. 이곳에는 매일 오후 8시 30분이면 150~200명의 사람들이 저녁을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다. 대구역이 '무료 급식의 요지'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노숙인들의 '아지트'는 따로 있다. 대합실 3층에서 대구역 뒤편으로 통하는 비상계단이다. 인적이 뜸하고 비상구 유도등 외에는 조명이 없어 한낮에도 어두침침하다. 노숙인들은 이곳에 모여 밀담을 나누고 담배를 피우며 술판도 벌인다.
현시웅 대구노숙인상담센터 소장은 "대구시에서 운영 중인 5곳의 쉼터는 '여성 전용'이나 '자활 지원' 등으로 특화돼 있지만 알코올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대구노숙인상담센터가 조사한 '2010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은 250명이다. 이 중 공공장소에서 생활하는 '거리 노숙인'은 146명, 노숙인 쉼터나 교회 등 임시 거주지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은 104명이다. 그러나 실제 대구역에서 먹고 자는 '거리 노숙인'은 20여 명 정도다. 나머지는 동대구역이나 두류공원, 만화방, 찜질방, 도심 공원 등을 떠돌며 생활하고 있다.
장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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