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금융전산 장애에 따른 혼란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고객 불편이 누적되고 있다.
완전 복구까지 확실한 대답도 내놓지 못하자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농협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사상 최악의 금융권 전산사고로 기록될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구도 이렇다할 답을 못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14일 오후 대국민사과에서 "농협중앙회 IT본부에 근무하던 협력사 직원의 노트북 PC를 경유해 각 업무시스템을 연계해주는 중계 서버에서 '시스템 파일 삭제 명령'이 실행됐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다. 대혼란을 일으킬 정도로 중차대한 '시스템 파일 삭제 명령'을 누가, 어떻게 실행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없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러나 협력사 직원의 노트북 하나에서 '시스템 파일 삭제 명령'이 실행됐다는 점에서 농협의 전산망 관리는 총체적 부실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산 관련 전문가들은 노트북 하나로 거대 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초토화시키는 게 가능하냐고 되묻고 있다. 특정 서버 마비까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은행 전산망과 장비가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는 상황에서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복구가 오랜 기간 지연되고 있다는 것도 현재 드러난 농협의 위기 대응력이다. 통상적으로 전산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자료는 백업 저장되기 때문에 거래 내역이 남아야 하지만 농협은 운영시스템(OS)을 아예 다시 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이 당초 사고 상황으로 밝혀온 중계 서버 장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농협 측은 이에 대해 "금융'경제사업 및 단위조합의 서버가 통합관리되고 있어 농협의 서버 용량이 시중은행의 3배에 달한다"며 "노트북 삭제 명령이 전체 553개 서버 가운데 275개를 파괴해 복구가 지체된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김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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