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발전 아킬레스건은 심판 뇌물수수"
중국은 개혁'개방 30년 이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했다. 오로지 축구 경기에서만은 발전이 더뎠고 한국을 이기지 못했다. 최근 한 차례 한국을 이기긴 했으나 지난 32년간 중국은 한국과의 축구 게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를 그들 스스로 '공한증'(恐韓症)이라고 불렀다. 중국인 스스로 자국 축구에 대해 자조하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은 1994년 프로축구 1부(甲A) 리그 16개팀, 2부(甲B) 리그 14개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게임당 평균 관중 수는 2만 명 정도다. 이처럼 탄탄한 인프라에서도 축구실력이 늘지 않는 것은 제도적 문제에 있다.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의 프로리그는 민간자본으로만 운영되지 않는다. 철저한 지역연고에 바탕을 두고 있다. 팀의 운영도 50%는 연고지 정부가, 나머지 50%는 스폰서 기업이 맡고 있다. 이런 제도적 문제 때문에 중국 축구는 그동안 승부 조작, 도박 축구, 뇌물 축구 등으로 얼룩져 있다.
특히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심판의 비리는 비일비재하다. 비리를 저지르는 심판이 시도 때도 없이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것을 중국인들은 '헤이사오'(黑哨)라고 부른다.
최근 이러한 심판들의 부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중국의 유명한 심판 중 한 사람인 루쥔(陸俊). 그는 중국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10년을 뛴 뛰어난 심판이며 월드컵 결승전에서 심판을 본 중국 유일의 심판이다. 그는 국제심판 연령 제한에 따라 2005년 초 45세의 나이로 호루라기를 손에서 놓았다. 하지만 그는 2003년, 친구이자 전 심판위원회 주석 겸 축구협회 여자부 주임 장젠창(張建强)의 부탁을 받았다. 상하이 선화(上海 申花) 대 상하이 궈지(上海 國際) 경기에서 상하이 선화 팀을 봐달라는 것. 당시 상하이 선화 팀은 리그 2위로 상하이 궈지 팀을 바짝 뒤쫓고 있었으나 3경기에 내리 패했으며 앞으로 5차례 경기를 더 두고 있는 상태였다. 경기 결과는 4대 1의 상하이 선화 팀의 대승으로 끝났다. 상하이 궈지 팀 선수들에게 마구 불어댄 반칙 호루라기로 받은 돈은 35만위안(약 6천300만원)이었다. 그는 지금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국제심판인 저우웨이신(周偉新) 역시 2004년 베이징 궈안(北京 國安) 대 선양 진더(沈陽 金德) 경기에서 1대 1 팽팽한 가운데 선양 진더에 페널티킥을 줘 승리를 안겨줬다. 선양 진더 팀의 구단주로부터 승리를 안겨준 대가로 받은 돈은 20만위안(약 3천600만원)이었다. 나이 40도 되지 않은 저우웨이신은 이 사건을 빌미로 심판에서 제외됐다.
중국은 이러한 심판의 비리 척결뿐 아니라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처럼 지나치게 '관 본위'의 정책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축구의 즐거움은 자유로움에 있다. '공은 둥글다'는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각 분야별로 건전한 게임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정한 규칙을 따르지 않고 숨은 규칙 즉 '첸꾸이저'(潛規則)를 여전히 신봉한다면 중국 축구 발전은 요원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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