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운'(運)보다는 주변 환경이 중요해"
지난 토요일 밤, 나를 포함한 등산학교 동기생 네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팔공산 수태골 야영지로 '비박'(bivouac: 텐트를 치지 않고 최소한의 장비로 하는 야영) 산행에 나섰다. 야영을 할 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각자 준비한 음식으로 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도 잠시, 차가운 날씨 탓에 침낭 속으로 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침낭 속도 춥기는 매한가지다.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로 등골은 시리고 어깨가 아프다. 아침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잠을 청해보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를 않는다.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날이 밝아 일어나보니, 일행 중에 꽁치찌개 끓이는 솜씨가 일품인 제약유통업을 하시는 박 사장님이 밥까지 해놓고, "잘 잤는가?" 하고 밤새 안부를 묻는다. 뜨거운 찌개국물에 밥 한 그릇 맛있게 비벼먹고 나니 그제야 세상이 제대로 보인다.
옛말에 사흘 굶으면 남의 담장 안 넘을 군자가 없다는 말이 있다. 배가 고픈 것은 서러운 정도가 아니라 고통스럽다. 그래서 배가 고파 음식을 훔친 도둑의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도둑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도둑질을 한 절도범이 수감 중에 탈옥하여 검거되기까지 907일 동안 숱한 화제를 뿌린 적이 있었는데, 1997년 교도소를 탈출한 '신창원'이 그 사람이다.
'신창원'(申昌源). 그는 1967년 5월 28일 전북 김제에서 출생하였고, 생년월일은 음력인지, 양력인지가 정확하지가 않다. 현재 우리나이로는 45세이며, 음력으로 사주를 보면 관성(官星)이 강하다. 양력으로 본 사주는 재관(財官)이 뚜렷하고 재능이 뛰어난, 남부러울 것이 없는 좋은 사주이다. 음력으로 본 사주에 관성이 강하다 하여, 절도범의 사주로 볼 수 없다. 청소년기에 환경이 좋아 공부를 했으면 공무원이나 법조인도 될 수 있는 전문지식인 사주이다.
그의 이름 신창원은 음운(音韻)이 금(金) 토(土) 화(火)로 작용하며, 오행의 작용이 지극히 순조로운 좋은 이름으로 재(財), 관(官), 인(印)이 상생을 한다. 음력으로 풀거나 양력으로 풀어도 나쁜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융통성이 좋은 이름이다. 약 10년 전쯤이다. 신창원이 사주가 나빠서, 아니면 이름이 나빠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중죄인이 되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물어왔다. 그때마다 필자는 신창원은 사주와 이름이 나쁜 게 아니라 성장환경이 열악했던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배고픈 소년이 사주가 좋아 장관이 되고, 이름이 좋아 재벌이 되겠는가.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가난한 농부인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때리고 집 밖으로 내쫓는데, 춥고 배고픈 아이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음식을 훔쳐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무책임한 방임으로, 15살 때 절도죄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부터 본격적인 범죄자로 살게 된다.
1999년 7월, 신창원이 검거되자 방송기자가 그의 누나에게 동생의 성장과정을 물었다. 그는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는 영리하고 똑똑했으며 나무랄 데 없는 예쁜 동생이었는데, 아버지가 욕하고 때리면서부터 비뚤어졌다고 말했다. 이 말은 사람에게 운(運)보다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말해준다. 신창원 본인도 말하기를, 누가 '너 착한 놈이다'하고 머리 한 번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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