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에 '되살아난 한우'…매출 급증 구제역 이전 수준

입력 2011-04-14 09:58:50

불안한 수산물 대신 다시 육류 찾아

방사능 공포로 촉발된 수산물에 대한 먹을거리 불안이 반대급부로 육류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방사능 공포로 촉발된 수산물에 대한 먹을거리 불안이 반대급부로 육류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한우 살린 방사능'.

구제역 장기화로 급감했던 한우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

방사능 공포로 촉발된 수산물에 대한 먹을거리 불안이 반대급부로 육류 소비를 촉진하고 있는 것.

동아백화점에 따르면 구제역 기간 동안 30% 이상 매출이 급감한 육류 소비량이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단기간에 90%까지 치솟았다. 특히 고농도 방사능 물질이 대량으로 바다에 유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구제역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면 수산물은 매출 빠짐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달과 비교해 반 토막 났다.

동아백화점 박병구 식품팀장은 "한우의 3월 매출은 지난 2월과 비교해 25%가 넘게 늘어 구제역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구제역 때 육류에서 수산물로 옮긴 소비자들이 다시 수산물에서 육류로 갈아타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 도축물량도 크게 늘었다.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구제역 당시 30두 안팎까지 떨어졌던 도축 물량이 최근 평균 50두까지 되살아났다.

신흥산업㈜ 서영덕 부장은 "구제역도 끝났고 방사능 때문에 한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도축물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11일에는 87두를 도축했을 정도로 물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수산물 시장은 여전히 일본 대지진 후폭풍이 거세다.

거래량이 현저히 줄었고 값도 떨어지고 있다.

12일 수산 업계에 따르면 고등어 등 주요 수산물 가격을 분석한 결과 고등어 값은 2월에 비해 19% 하락한 10㎏당 3만1천원대로 조사됐다. 갈치 가격도 급감했다. 현재 갈치 5㎏ 한 상자 평균 도매가격은 11만원으로 10일 전 한 상자에 12만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1만원 이상 싸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사성 물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입생태 등 일본산 수산물뿐만 아니라 국내산 고등어와 물오징어 등의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호텔 일식당은 횟감을 대신할 대체 상품 개발에 비상이 걸렸다.

인터불고호텔 관계자는 "일식에 한식을 가미하는 퓨전 요리를 4월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방사능 때문에 순수 횟감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