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사태..교내는 '수습' 외부는 '확전' 양상

입력 2011-04-14 08:03:06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위기사태가 수습국면에 들어가는 국면이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교수협의회가 요구한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전격 수용하고, 카이스트 학부생들도 총장에게 개혁실패를 인정하라고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한풀 꺾인 퇴진 목소리

서 총장은 교수협이 요구한 혁신위 구성을 수용, 이를 거부할 경우 즉각 요구하기로 했던 '용퇴' 거론은 일단 진정시켰다. 혁신위는 교학, 대외, 연구 부총장을 포함해 서 총장이 지명하는 5명과 교수협의회가 지명하는 평교수 5명, 학생 대표 3명 등으로 구성된다.

혁신위는 '새로운 리더십'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기 위해 논의, 최종 보고서를 내게 된다.

서총장이 혁신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용퇴론은 언제든지 다시 고개를 디밀 수 있다.

학부 총학생회의 비상총회에서 '서 총장에 대한 개혁실패 인정 요구'는 852명 가운데 과반수에 10명이 못미치는 416명에 그쳐 부결됐다. 반대는 317명, 기권이 119명.

◇핵심 개혁정책 수정 불가피

학부생들은 비상총회에서 서 총장의 핵심 개혁정책인 전면 영어강의와 재수강 횟수 제한 등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서 총장은 학부생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3일 이내에 답변을 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교측도 8학기 이내에 학부과정을 마치지 못하는 연차 초과자를 제하고 학부 4년 동안은 성적에 관계없이 '징벌적 수업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밝힌 바 있다.

◇혁신위의 변화폭 요구 수준은?

교수협의회가 요구하여 관철시킨 혁신위의 변화폭에 대한 접점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서 총장과 교수협 그리고 학부생 학생총회 등은 카이스트가 변해야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생각은 같지만, 접점찾기가 쉬울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혁신위의 요구에 대해 서 총장은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는데 반해, 교수협의회(회장 경종민 교수)는 학교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는데 아픔이 있더라도 함께 짊어지고 나가자고 약속하는 것이라고 변화폭을 크게 예상하고 있다.

일단 서총장 용퇴론을 수면하로 가라앉히고, 한번 더 서총장에게 기회를 준 교수협은 '새로운 리더십'이 단순히 서 총장의 변화만이 아니라 획기적인 변화를 포함하고 있어서, 획기적인 카이스트의 변화가 담보되지 않으면 서총장의 용퇴를 요구할 가능성도 포함돼있다.

◇ 외부의 서 총장 사퇴압박

카이스트 학내 분위기가 진정세를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외부의 서 총장 사퇴 목소리는 확장세이다.

서울대 교수들의 서남표 총장 사퇴 요구에 이어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3일 서 총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결의안에서 "최근 KAIST 잇따른 자살 사태가 무리한 학사운영 스트레스에 기인하는데도 서 총장은 반교육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책임을 통감하지 않은 채 사퇴를 거부하는 서 총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 뿐만 아니다.

전날 교과위 전체회의에서는 임해규.정두언.조전혁 의원 등 한나라당 교과위원들도 한 목소리로 서 총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도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이 서총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참여연대는 징벌적 수업료에 대한 감사를, 한 포털사이트는 서 총장 사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 총장 사퇴 서명운동에는 3천400여명이 참여했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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