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나비부인, 유럽 와주세요" 독일의 러브콜

입력 2011-04-14 07:28:54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항공·숙박·출연료 주며 대구시립오페라단 초청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는 30일과 5월 4일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는 30일과 5월 4일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공연한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나비부인' 공연 장면.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이 대구 오페라를 초청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신길)는 이달 30일과 5월 4일, 2회에 걸쳐 독일 남서부 도시 칼스루에에 있는 칼스루에국립극장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유럽의 권위 있는 오페라극장인 칼스루에국립극장이 항공료, 숙박료, 체재비, 출연료 등 일체의 비용을 부담해 대구시립오페라단을 초대한 것이다.

국내 오페라단체가 자부담으로 해외 공연을 펼치는 경우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해외 극장으로부터 일체의 비용을 제공받으며 진출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오페라 '나비부인' 독일공연은 대구의 주요 제작진과 성악가들이 참가해 유럽 무대에서 한국 오페라의 수준 높은 제작 역량과 성악가들의 우수한 기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오페라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동양의 감성을 제대로 표현해 낸 완벽한 공연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빈 오페라축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중국 항주극원 진출에 이은 두 번째 해외진출로 올해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 대구 오페라 깃발을 꽂게 된 것"이라며 "내년 터키 이스탄불국제오페라축제 초청공연을 비롯해 앞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제작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1904년 초연돼 100년이 넘은 오페라 '나비부인'은 푸치니의 오페라 중에서도 아리아의 선율과 관현악의 색채가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며 초초상의 아리아 '어떤 갠날'을 비롯해 '꽃의 2중창', '허밍코러스' 등 주옥같은 명곡이 있다.

오페라의 줄거리 역시 가슴을 울린다. '19세기 후반 일본 나가사키. 이곳에 주둔한 미국 해군장교 핑커톤은 일본에 잠시 머무는 동안 함께 살 여자를 구해 결혼한다. 그는 잠시 머물다가 떠날 생각이었지만, 가문이 몰락하는 바람에 게이샤가 된 초초상은 이 결혼을 인생의 새 출발이라고 여기고 모든 것을 건다. 얼마 후 핑커톤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초초상은 일편단심으로 남편을 기다린다. 몇 해 뒤 홀로 아이를 기르고 있는 그녀 앞에 핑커톤이 나타나지만 그의 옆에는 금발의 부인이 서 있다. 초초상은 명예롭게 죽겠다며 자결한다.'

수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황원구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으며 2005년 동양 연출가로는 최초로 이탈리아 토레델라고의 '푸치니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나비 부인'을 연출해 호평 받은 정갑균 씨가 연출을 맡았다. 나비부인 역은 소프라노 류진교, 핑커톤 역은 테너 이현, 샤플레스 역은 바리톤 이인철, 고로 역은 테너 송성훈, 스즈키 역은 메조소프라노 손정아 씨가 열연하며, 칼스루에국립극장의 조역 성악가와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협연한다.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은 오페라단, 극단,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상주직원 650여 명을 거느린 극장으로 독일의 400개 극장 중에서도 규모나 운영실적 면에서 상위 20위 권에 드는 극장이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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