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엄마와 젓가락'이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대구 수성 아트피아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전문 공연장이 제작한 뮤지컬로 연출, 대본, 작곡, 출연 배우가 모두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가 관심이었다. 280석의 소규모지만 객석 점유율이 매회 50%를 넘고, 일부 회차에서는 매진되기도 했다. 인기 스타를 앞세운 대형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엄마와 젓가락'의 성공은 전문 제작 업체가 없는 지역에서 뮤지컬을 제작할 수 있는 좋은 예를 보여준다. 몇 년 전 대구 장기 공연과 함께 서울에까지 진출했던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는 외면적 성공과는 달리 흥행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제작비를 맞추기도 빠듯했다. 이번에는 수성 아트피아가 6천만 원 정도의 대관비와 제작비를 전액 부담해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외국의 대형 뮤지컬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창작 뮤지컬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특히 스타 배우가 없고,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더욱 힘들다. 또한 대형 뮤지컬의 화려함에 길든 관객의 관심을 끌기도 쉽지 않아 흥행은 엄두도 못 낸다. 그럼에도 창작 뮤지컬 제작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자생력이 없는 문화는 아무리 발전해도 복사나 재생 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는 뮤지컬 제작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국제 뮤지컬 축제가 열리고, 뮤지컬 전용 극장도 들어선다. 관객 저변도 넓다. 문제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는 잦은 뮤지컬 제작으로만 키울 수 있다. '엄마와 젓가락'도 수성 아트피아가 적극적으로 나서 제작이 가능했다. 대관 수입에만 목매는 다른 공연장의 인식 전환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