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앞바다 석회가루 '둥둥'…미역 생산량 줄어 한숨

입력 2011-04-12 09:16:37

어민 "삼척LNG공사 현장 석회가루 등 유입 원인" 가스公 "결과

울진 고포마을 어민들은 삼척LNG공사 중 바다 매립 과정에서 흘러나온 석회가루가 백화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승혁기자
울진 고포마을 어민들은 삼척LNG공사 중 바다 매립 과정에서 흘러나온 석회가루가 백화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승혁기자

8일 울진군 북면 나곡리 고포마을. 고포미역 출하가 한창이지만 마을 주민들은 미역 생산량이 줄었다며 울상이었다. 강대천 어촌계장은 "미역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분의 2가량 급감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임명철 이장이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 주겠다며 고포미역을 채취하는 바다로 이끌었다. 강 계장은 바위를 하얗게 덮고 있는 석회가루와 삼척LNG공사 현장에서 떠내려 온 오탁방지용 자루를 보며 분노했다.

"지난겨울 황토물이 어장에 대거 유입되고 자루가 떠내려와 미역포자 형성을 어렵게 해 이 마을에 사는 20여 가구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아무래도 올해는 미역으로 돈 벌 생각은 접어야 되겠습니다."

전국 최고 명품 미역의 위기는 지난겨울부터 공사현장에서 밀려오기 시작한 흙탕물과 자루가 원인이었다. 공사 발주처인 한국가스공사와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차일피일 피해보상을 미루면서 어민들을 화나게 했다. 급기야 이달 5일에는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하던 가스공사 측이 현대건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자루가 삼척현장 것이 아니라는 요지의 문서를 울진군에 전달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현대건설은 어민들이 고의로 자루를 살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피해보상을 외면했다.

최석기 어촌계 간사는 "4월 한 달 동안 열심히 미역 작업을 하면 가구당 1천만원의 소득은 보장된다"며 "공사현장에서 떠내려 온 부유물로 인해 미역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주민들의 시름이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홍합 등 해산물 채취도 걱정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석회가루 등 이물질이 쌓이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백화현상이 바위마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포마을 주변 해안가 바위 일부에서는 이미 백화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에 따른 해산물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임 이장은 "고포 앞바다는 물이 깨끗하고 수초가 많아 예전부터 홍합, 전복, 소라, 멍게 등의 해조류가 풍부했다"며 "광물질이 계속 쌓이면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측은 "어민피해 영향 조사 결과가 나오면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현대건설 측은 "공사 측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울진'박승혁기자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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