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160여척 가진 자산가… 해외에 페이퍼컴퍼니, 세워 국내서 번 돈
선박왕 권혁(61) 시도상선 회장이 번돈의 절반에 가까운 410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그러나 권 회장은 국세청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역대 최고액의 조세소송이 벌어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개인 사상 최고액의 세금을 추징당한 권혁 시도상선 회장은 '한국의 오나시스'로 불리는 해운업계 거부(巨富). 권 회장은 한때 280척의 배를 갖기도 했지만, 지금은 선박 160여척을 가진 자산가.
권혁 시도상선 회장은 국세청으로부터 무려 410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권 회장이 버뮤다, 케이만군도, 홍콩 등 10여 군데에 페이퍼 컴퍼티(서류상 회사)를 만들어놓고, 용선 사업 등으로 번 수익금을 묻어놓으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권 회장이 버뮤다 등 조세 피난처에 돈을 숨기고, 1조원 가까운 소득을 탈루했다고 보고 있다. 국세청이 밝힌 시도상선 및 권 회장 등을 포함한 41건의 해외 탈세에 대한 세금 추징액은 모두 4741억 원. 이 가운데 4101억 원은 권 회장과 시도상선에 부과됐다. 권 회장 개인에게 약 2800억 원의 종합소득세, 시도상선에는 1300억 원가량의 법인세가 추징됐다.
국세청은 또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권 회장을 고발했다. 대검찰청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에 배당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10월경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고, 현재 출국금지 상태이다.
국세청은 권 회장이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사업을 하면서도 조세피난처 거주자로 위장했다고 보고 있다. 시도상선 역시 세법상 내국 기업인데도 외국 법인으로 위장했다고 밝혔다. 또 벌어들인 소득을 스위스, 케이먼 제도, 홍콩 등의 해외계좌로 관리하면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 세무조사 결과다.
'한국의 오나시스'로 통하는 권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대형 벌크선 등 280 여 척을 소유한 세계적인 선박왕이었다.
권 회장은 지금도 160여척의 선박을 갖고 있고, 선박과 부동산 등을 합치면 자산은 10조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이 타격을 받아 권 회장의 선박 수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2003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SK 분식 회계 사태' 때 SK그룹의 탈루소득 4065억 원을 찾아내 1499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그런데 이번 권혁 시도상선 회장의 추징액은 그보다 몇배이다. 사상 최고액인 4100억원의 세금추징을 당한 권혁 시도상선 회장이 어떤 대응전략으로 나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도상선 한국 대리인은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세청 발표의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 우린 홍콩 세무당국에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권혁 시도상선 회장 측은 조세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로펌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국에서 한푼도 해외로 가져가지 않았으며, 오히려 해외에서 돈을 벌어 한국에 투자했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권혁 회장 측은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서초동 G5 센트럴프라자 5층의 시도상선 국내 사업장 사무실은 국세청의 4100억 세금 추징 발표 이후 사무실 문을 잠근채 철수된 상태이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