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속으로 들어간 한옥·대구스타디움 이게 3차원 대구?

입력 2011-04-12 07:46:30

獨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베른트 할브헤어 전

독일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베른트 할브헤어의 전시가 5월 7일까지 갤러리 분도에서 열린다. 그는 주변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독특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기록한다. 세계 여러 곳을 찾아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스튜디오에서 극단적으로 쪼개고 나열하고 재배치한다. 그런 후 2차원의 평면 사진을 3차원으로 바꾸어 공처럼 둥근 입체로 만든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을 통해 지구본처럼 둥근 공 위에 그 장소가 고스란히 기록된다. 이것은 보기에는 쉽지만 실제로 제작하기에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기법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자연의 풍경이나 인공물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진으로 불릴 수도 있고, 설치 작품으로 보이기도 한다.

입체 작품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면, 평면 작품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작가는 한 장소에서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풍경을 사진으로 촘촘하게 기록하면서 작업을 한다. 삼차원 공간이 허용하는 360도 반경 속의 모든 지점을 카메라를 축으로 전부 찍어낸다. 그런 후 이것을 구 모양으로 바꾸는 것인데, 이렇게 찍은 사진을 평면으로 늘어놓은 작업도 그의 주요한 작품 중 하나다. 피사체의 여러 시점을 무수하게 분할해 하나의 패턴처럼 제시하는 평면 작업은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내용은 익숙하지만 형식은 새롭다.

작가의 이러한 작품 제작 방식을 두고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예술적 허구를 창조하는 행위라기보다 지리적 사실을 기술한다는 점에서 작가를 21세기 지도 제작자라고 부르고 싶다"고 표현했다.

대구에서 처음 전시를 여는 작가는 신작으로 잡지 등을 무수한 조각으로 잘라 아크릴 상자에 넣은 신작을 선보인다. 일정한 크기로 파쇄된 인쇄물들은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난다.

특히 작가는 올해 열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대구스타디움 특별작을 선보인다. 대구스타디움이라는 공간을 사진으로 기록해 둥근 3차원의 작품을 전시한다. '대구'라는 공간성과 '2011년'이라는 시간성이 교차하는 이 작품은 대구 관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선사한다. 053)426-5615.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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