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100년사 편찬을 통해 우리 교구가 '다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강복해 주십시오."
8일 오후 3시40분 대구 중구 남산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본관 옆 한 쉼터. 200여 명의 시민들이 엄숙한 가운데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오후 4시가 되자 조환길 대구대교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도가 시작됐다. 기도에 이어 조환길 대주교와 이문희 대주교, 이용길 총대리신부,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종해 회장 등 6명이 흉상을 가린 흰 천을 잡아당기자 서상돈 선생의 흉상이 위엄을 드러냈다.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일인 이날 민족운동가이자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공로자인 서상돈(1850~1913) 선생의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서상돈 선생은 대구 서씨 도위공파 24세손으로 대구 지역의 유지이자 거상으로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에서 활동했으며, 1907년 대구 광문사에서 국채보상운동을 제창하면서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국권을 되찾는 일에 앞장섰다. 또 천주교의 평신도 지도자로 지역 복음화에 공헌하고 대구본당(현 주교좌 계산선당) 건립 등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1911년 천주교 대구교구 설정 때 약 3만3천㎡의 땅(현 남산동 교구청 일대)을 희사하기도 했다.
이어진 축성예식에서 조환길 대주교는 "오늘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설정 100주년 기념일이다"며 "이런 뜻깊은 날에 맞춰 지역 교구에 큰 기여를 한 서상돈 선생의 흉상을 제막하게 돼 기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교구 사제단과 평신도, 수도자 외 서상돈 선생의 직계 후손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증손자인 서건석(57) 씨는 "증조부께서는 상인이시기 전에 천주교인으로서 대구 천주교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많은 일을 하셨다"며 "교구에서 증조부님의 흉상을 마련해 줘 너무 기쁘다"고 웃음을 지었다. 또 서 씨는 "아들 역시 현재 신학교에서 신부가 될 준비를 하고 있어 우리 가문이 대를 이어 대구대교구에 힘이 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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