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융합 과정 수개월 단축 '속성 작업'
대구의 한 치과병원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담당할 당시, 건물 윗층에 있던 방사선과 의사의 장인이 찾아왔다. 직업은 내과의사였고,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진료를 하고 있었다. 몇년 전부터 불편한 틀니 대신 임플란트를 할 계획은 있었지만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직업상 바쁜 것도 있고, 고령이다보니 체력적으로 하루라도 이가 없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차일피일 치료를 미루다가 결국 사위 손에 이끌려 상담을 받으러 왔다.
임플란트 치료는 획기적이고 좋은 치료법이다. 다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고,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며, 치료비가 비싸다는 것이다. 치료기간이 비교적 긴 이유는 인공치근(임플란트)이 치조골과 융합되는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뒤에 보철물로 치아 기능을 되찾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임플란트 치료법이다.
치조골 상태에 따라 통상 2~4개월 정도의 골융합을 위한 기간이 필요하다. 대개 환자들은 여러 사정상 이런 긴 기간 치아없이 지내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사업상 사람들을 항상 만나야 하거나 70세 이상 어르신들, 전신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체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몇 달 동안 치아 없이 견디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단기간에 씹는 기능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경우 '즉시기능 임플란트' 치료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임플란트 식립수술 후 바로 보철물을 만들어서 저작, 심미, 발음 등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방법. 기존 임플란트 치료법의 단점을 개선한 혁신적인 치료법. 하지만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없고, 시술이 까다로와 성공률이 조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골융합이 완성될 때까지는 부드러운 음식 섭취만 가능하며 환자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근본적으로 환자의 치조골 상태, 보철물의 구강내 위치, 식립된 임플란트 개수 등 성공을 위한 많은 고려사항들을 적절히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시술할 때 성공률을 기존 치료법과 비슷하게 높일 수 있다. 경험많은 의료진이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해 정확한 치조골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 전에 정확한 치료계획을 세우며, 세심한 수술을 한다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 환자의 경우도, CT 분석결과 치조골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서 '즉시기능 임플란트' 치료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실패까지 고려해 충분한 개수의 임플란트를 심은 뒤 이튿날 바로 치아를 해 주었다. 모든 환자가 이처럼 '즉시기능 임플란트'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기간 동안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박준홍 <대구 닥터홍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