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일요시네마 '사랑의 기적' 10일 오후 2시 40분

입력 2011-04-09 08:00:00

로버트 드니로 30년 기면증 환자역 열연해 아카데미상

의학 연구만 하던 닥터 세이어(로빈 윌리엄스 분)가 배인브리지 병원에 부임한다. 그곳은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병원으로 닥터 세이어가 할 일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파킨슨병 환자나 식물인간처럼 아무런 말이나 거동조차 불가능한 기면성(嗜眠性) 환자들을 비롯해서 병명조차 모르는 환자들의 맥박과 체온을 재고 진단만 내리면 되는 단순한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어는 기면증 환자들에게 반사신경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료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이어는 이 환자들을 깨우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한다. 그리고 새로 개발된 '엘도파'라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기면증 환자들에게 투여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모든 환자들에게 투여하진 못하고 레너드(로버트 드니로 분)라는 환자에게만 하게 된다. 처음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점차 투여량을 늘려가던 중 레너드는 기적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인간 관계는 서툴지만 누구보다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주의 깊게 눈여겨보는 의사와 30여 년간 잠들어있다 깨어난 기면증 환자의 가슴 뭉클한 우정과 인간애를 그린 작품이다.'올리버 삭스'란 의사의 논픽션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기면증 환자들을 깨우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닥터 세이어 역의 로빈 윌리엄스가 환자들의 작은 변화라도 놓칠세라 환자 한 명 한 명을 주의 깊게 살피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면, 레너드 역할의 로버트 드니로는 실제 기면증 환자를 방불케 하는 열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로버트 드니로)을 비롯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감독인 페니 마샬은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위치의 여류 감독 중 하나다. 1988년 성장기의 소년의 꿈을 다룬 '빅'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흥행에도 성공해 유능한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그들만의 리그' '르네상스 맨' '전도사의 아내' '라이딩 위드 보이즈' 등을 통해 따뜻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펼쳐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뇌염 후유증으로 정신은 잠들고 근육은 강직된 채 수십년간 정신병원에 방치되어 있던 환자들이 한 정신과 의사의 사랑과 집념으로 얼마간 기적처럼 깨어났던 실화를 그린 이 영화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러닝타임 120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