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짤' 은어 생기고, 학생들 잇따라 자살하고서야 학생들과 비공개 대
진보학자 조국 서울대 교수가 '징벌적 수업료'로 무리한 개혁을 이끌어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사퇴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미 대자보를 통해 '우리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 고 토로하고, '징벌적 수업료는 미친 등록금 정책'이라고 썼던 카이스트 대학생들의 서남표 총장의 뒤늦은 학생과의 비공개 대화가 너무 늦연이은 자살 파동이 일파 만파로 퍼지고 있다.
서남표 총장이 가난하면서도 공부잘하는 학생들을 더 격려하고 강화해주는 '임파워먼트 기법'을 쓰지 않고, 성적 미만인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등록금을 부과한 결과 인재들의 연이은 자살로 연결되는 결과를 빚자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지 않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카이스트 학생들 사이에서는 '장짤'이란 은어가 생겼고, 장짤 학생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낙오자, 부모에게는 면목없는 자녀로 전락해버렸다.
장짤이란 성적 미달로 국가에서 주는 이공계 장학금을 못받는 상황에 처한(잘린) 학생들을 일컫는 카이스트 은어. 카이스트 교수들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해놓고, 일률적인 무한경쟁의 장으로 몰아세우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기자들에게 털어놓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논란을 빚은'징벌적 수업료'를 대폭 조정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밝혔지만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서남표 KAIST 총장 등 학교 지도부는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일정 성적 미만학생들에 대해 차등 부과해오던 수업료를 8학기 동안은 면제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 아스팔트 바닥에서 전날 휴학한 KAIST 2학년생 박모(19)군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 급히 마련됐다. 자살과 수업료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적을 수도 있지만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인 '로봇 영재' 조모(19)군이 숨진 뒤 3명의 인재가 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야 이 같은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서남표 총장은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짧은 시간 안에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한 지나친 성과주의에 매몰돼 있다"거나 "학교 운영이 독선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소통이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을 받았다.
한 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학점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는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고 적었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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