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대구사람이 본 대구
서울생활 18년째인 김헌동(37) 씨는 대구만 오면 택시기사들과 언쟁을 벌인다고 했다. 워낙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사고가 강하다보니 이야길하는 도중 화가 솟구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 김 씨는 "대구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부모님이 대구에 계시기 때문에 대구의 정서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이해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사고방식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고 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대구에 부정적인 인식, 뭔가를 빼앗겼다는 분노만 가득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변화를 원하면 스스로 쟁취할 생각을 해야는데 허구한날 대통령욕만 하는 것이 고작인 도시"라며 "아무래도 고향이다 보니 안타까운 마음에 자꾸 언쟁을 벌이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그 역시 신공항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야 인천공항 이용하는 서울사람인데 밀양이든, 가덕도든, 전라도든 공항이 하나 더 생긴다는데 대해 관심둘 여유가 없다"고 했다.
대학졸업 후 서울에 취업한 김수정(33) 씨 역시 "자주 고향에 가는게 아니다 보니 대구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부모님이나 언니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데체 대구는 뭘로 먹고 사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암담하다"고 했다. 가족들이 모이면 서로의 일상생활이나 안부를 물은 뒤 이어지는 이야기가 "정말 경제사정이 말이 아니다"는 푸념뿐이라는 것. 형부는 고만고만한 중소기업을 몇 번째 옮겨다니지만 쥐꼬리만한 월급에 4인가족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고, 남동생은 취업할 곳이 없다며 벌써 2학기째 휴학중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에서 보는 대구는 이제 대도시가 아니라 어느 시골의 소도시와 같은 쇠락한 풍경일 뿐"이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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