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기술인' 자부심, 현장 경험·지식 아낌없이 후배들에 환원
1968년 2월 영남대학교 병설 경북고등실업학교로 출발한 영남이공대학은 2년 뒤 전문학교로 승격했다. 이어 1991년 영남전문대학으로 교명을 바꿨다가 1998년부터 현재의 교명을 쓰고 있다.
영남이공대는 현재 27개 과에서 산업 현장의 중견직업인을 양성하며 전문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졸업생 수는 7만여 명에 달한다.
박해율(자동차학과 70학번'61'진영산업사 대표) 총동창회장은 "영남이공대학 동문들은 전문직업인으로서 전국 각 분야에서 기술사 또는 기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익힌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 회장이 졸업한 자동차학과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합심해 20여 년째 농번기를 맞이하기 전 농어촌을 돌며 농기구 수리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박 회장은 "매년 40~50명의 재학생과 선후배들이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목도 도모하고 모교와 졸업생들 간 유대감을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춘자(사회복지보육과 07학번'63'대구시 여성예비군 연대장) 부회장은 "재학시절 '천마향기'란 동아리를 만들어 소년소녀가장과 홀몸노인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면서 "그때의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었던 가장 좋았던 경험"이라고 회고했다.
이후 '천마향기'는 학교 인근 주민자치센터와 남구사회복지관 등에 의뢰해 월 1회씩 칠순을 맞은 홀몸노인들을 위한 잔치를 열어주었고 어버이날마다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등 다양한 봉사를 펼치는 동아리가 됐다.
영남이공대 총동창회는 또 각 과별 동문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모교 사랑과 재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위한 후원자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이런 역할의 중심에는 현 대한산악연맹 대구시연맹 자문위원이기도 한 박 회장을 중심으로 전통을 자랑하는 '영남이공대동문산악회'가 있다. 매월 둘째 주 일요일마다 전국의 명산을 찾는 이 산악회는 해마다 한 번씩 재학생을 초청해 함께 산을 오르면서 선후배 간 얼굴을 익히는 가교가 되고 있다.
총동창회는 이외에도 재학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는 전문대학 특성을 고려해 연 3, 4회 재학생과 졸업생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창원, 구미, 울산, 여수 등 6개 총동창회 지부와 모교가 공조해 취업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영남이공대학 평생교육원 학생도 동창회원으로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총동창회의 노력에 학교 측은 감사의 표시로 교내 산업협력관 3층에 총동창회 사무실을 내주기도 했다.
◆장학사업과 재학생 지원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대학을 다녔던 경험이 많은 동문들은 가난으로 학업을 포기하려는 후배들을 위해 매년 1천5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이 돈은 동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하고 있다. 2008년엔 장학기금으로 5천만원을 모교에 기탁했으며 이후에도 일정액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짧은 기간에 전문기술을 배워야 하는 후배들이 교양 부문에서 취약할까봐 연 1회 총동창회 주관으로 선현들 유적지 답사와 전통예절 익히기, 선비정신 함양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모교의 상징물인 시계탑도 총동창회가 1991년 2천만원을 들여 세운 것이다.
◆잊을 수 없는 학창시절
영남이공대에는 전문기술자가 되기 위해 부산, 울산, 김천 등 타 시도에서 유학을 온 경우가 많았고 교수들은 실력 있는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제자들의 교육에 헌신했다.
차동길(자동차학과 80학번'53'대륜카클리닉 대표) 사무국장은 "모든 학과가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자동차학과는 교수님들의 열성과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이 합쳐져 즐겁고 보람 있는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멀리 부산에서 열차통학을 했던 동문들이 이제는 각 분야 전문기술자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면 무척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차 사무국장의 기억에 따르면 자동차학과에서는 담당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엄격한 스파르타식 수업을 했다. 특히 수업분위기가 흩트러졌을 때는 가차없이 체력단련 훈련을 거의 매일 실시하다시피 했다. 체력단련 훈련은 학생들이 양편으로 나눠져 실습실에 있던 긴 쇠뭉치 막대를 잡고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옮겨 받는 것으로 이 훈련을 한 번 받고 나면 드러누울 정도로 혹독했다. 학생들은 이 같은 훈련을 시키는 교수를 일컬어 '(조폭)두목'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모교를 빛내는 동문들
영남이공대 동문들은 대부분 자신이 전공한 과의 특성에 맞춰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해 있다. 이 중 학계는 박순석(기계과 66학번) 대구공업대 교수를 비롯해 조병락(화공과 72학번), 박영해(화공과 72학번), 오명석(기계과 78학번), 장희정(간호과 88학번) 동문이 모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의료계는 유정희(간호과 84학번) 보광병원 간호부장과 최인희(간호과 84학번) 영남대학병원 수간호사 및 전선기(간호과 84학번) 우리들병원 팀장이 활동하고 있다.
관계는 서상달(자동차학과 70학번) 대구시청 사무관과 김용택(자동차학과 72학번) 경상북도 사무관이 있다.
재계엔 박희철(기계과 77학번) 일동 대표를 비롯해 고태영(79학번) 삼성열처리 대표, 박천규(기계과 80학번) 태양렉스 대표, 김용구(금속과 80학번)㈜태영금속 대표, 류광열(섬유과 83학번) 보승월드 대표, 조충환(섬유과 83학번) ㈜대도무역 대표, 김세일(섬유과 85학번) 세일염직 대표, 김선희(섬유과 85학번) 대동농기계 대표, 김영주(섬유과 85학번) 재부텍스 이사, 이호석(섬유과 87학번) 팔공광고기획 이사 등이 활약하고 있다.
◆총동창회 연중행사
영남이공대 총동창회는 매년 1월 임시총회를 거쳐 한 해의 일정을 잡는다. 3월엔 정기총회와 동문교례회가 있고 4월 모교 총동창회 대의원 간담회와 모교 보직교수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모교발전을 논의한다.
6월엔 재학생과 동문이 함께 산행대회를 열어 우의를 다지고 8월 임원 수련회와 선현 유적답사 및 전통 예절교육을 연다. 9월에 1년에 한 번 내는 동창회보를 발간하며 10월 각 지방 지역동문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연중행사를 마무리한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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