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가락에 담은 풍년기원 한마당
"윷이여, 와! 모다. 올해 마늘, 양파 대풍이다."
봄을 맞아 본격적인 농사일로 바쁜 일손을 잠시 접고 농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나는 한 판 윷놀이마당을 펼쳤다. 우승 상품은 현금도 아니고 화장지도 아니다. 단체전 우승팀엔 돼지, 개인별 시상품은 농사에 꼭 필요한 퇴비다. 특히 동네별 경기의 열기는 약간 걱정스러울 만큼 후끈한 응원전이 펼쳐진다. 귀농인구가 늘어나면서 토박이들과 중장년 귀농인들의 눈인사 수인사가 또한 정겨운 모습이다.
이달 3일 마늘 양파의 고장 영천시 신녕면 신녕초등학교에서 열린 특별한 윷놀이대회.
1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행사를 주관한 신녕면 이재경(42) 청년회장은 "옛날 대동제의 맥을 잇고 양파 마늘 등의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로 우리 동네에서 가장 큰 행사"라며 "행사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은 지역 청소년들의 장학 기금이나 무료급식 비용 등으로 환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윷놀이대회는 동별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누어 펼쳐졌다. 특색이라면 남자들은 사기그릇에 담아 던지는 종발윷으로, 여성들은 채윷으로 하여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행사를 후원한 조원호 신녕면장은 "대구 경북 지역 마늘 생산 70%를 차지하고 있는 신녕에서 또 100년 역사가 넘은 신녕초등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윷놀이 행사는 지역민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날 단체전에서 4위에 입상한 화서리 이숭정(68) 이장은 "농사일로 바쁜 시기지만 봄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윷놀이 행사가 매년 기다려진다"며 "요즈음은 떠나는 젊은이들의 빈자리를 든든히 메워주는 귀농인들과의 화합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농촌 행사"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철순 시민기자bubryun@hanmail.net
멘토: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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