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만 진품인 '짝퉁' 프랑스 고급와인 범람"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에서는 매년 봄'가을 한 차례 주류 및 음료 전시회가 열린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전시회는 중국 식품업계에 대한 영향력이 클 뿐 아니라 전국 최대 규모이다.
전시회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전시장 주변의 거리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로 열기가 후끈하다. 전시회 부근 수십 개의 호텔에서는 각양각색의 회사들이 부스를 차려놓고 자기 상품 선전에 열을 올린다. 호텔 전체가 식품 판매장으로 변한 셈이다.
이곳에 전시된 각종 음식료품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산 주류들이다. 특히 프랑스 1등급 보르도 와인인 샤토(Chateau)가 눈에 많이 띄는 데 대부분이 가짜다. 소위 '짝퉁'인 셈이다. 수만위안에 달하는 샤토 와인이 10여위안에 팔리고 있다.
이 짝퉁 와인들은 병은 진짜인데 내용물이 다른 와인인 경우가 많다. 진품 와인을 주사기로 빼내고 싼값의 다른 와인을 병 안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제조되고 있다. 상표 또한 진짜와 구별하기 어렵다. 진품 와인 병을 구입한 뒤 상표를 벗겨 정밀하게 다시 포장하는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중국상표등록 전문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해보니 이 제품들은 원산지가 모두 중국내 도시로 되어 있으며 프랑스 원산지 표시는 한 곳도 없었다. 유명 외국산 와인 경우, 중국상표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내놓은 것들이다.
외국산 주류뿐 아니라 국내산 유명 광천수, 과일음료, 우유 등도 유사한 상표를 사용해 짝퉁들이 범람하고 있다. 상표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셈이다.
치우바오창(邱寶昌) 변호사는 "서로 비슷하거나 같은 종류의 상품에 유사 상표를 부착하는 것은 상표전용권을 침해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며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곳에 입주한 광고회사들도 소비자들을 우롱하는데 한몫 거들고 있다. 광고회사들은 업주들이 상품 및 기업선전 자료만 가져오면 제품의 영업허가증이나 생산허가증도 확인하지 않고 버젓이 광고대행에 나서고 있다. 애꿎게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문제는 경찰 등 법 집행기관들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별 관심이 없다. 대로변의 노점상 관리나 광고판 정리 등 일반적인 업무만 할 뿐 아예 단속 의지조차 없다.
'짝퉁' 천국인 중국의 주류상점에서 유명한 샤토 와인을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면 일단은 의심해 봐야 할 것 같다. 가짜 고급와인의 제조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 지역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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