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자체가 충격적이다. '한국 IT산업의 멸망'. 지은이는 'IT 강국'이라는 허울 뒤에 숨겨진 한국 IT(정보기술)산업의 진실을 파헤치고 폐쇄와 독점으로 얼룩진 업계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 책을 펴냈다. 'IT 붐'이 일어났던 초창기부터 업계 최전선에서 엔지니어로 활약해온 지은이는 '진보는 IT에 있다'라는 화두를 가지고 인터넷과 모바일, 스마트TV에 걸쳐 새로운 흐름에 뒤처진 한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지은이는 한국 인터넷 환경을 '이너 서클(inner circle)의 촌스러움'으로 규정한다. MS윈도에서만 가능한 전자상거래의 이면에는 보안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권이 얽혀 있고 권력을 쥔 자들은 '인터넷 실명제'로 언론의 자유를 통제했고 실명제에 발이 묶인 인터넷 서비스는 해외 진출을 포기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음성통화로 얻는 이익을 위해 순수 국산 원천기술인 '와이브로'를 사장하고 있다. 또 최근까지 자유로운 무선인터넷 사용을 막기 위해 사용자 환경을 일부러 제한했다. 지은이는 이런 근간에는 IT산업에 대한 방향성을 잃어버린 정부와 권리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는 소비자의 책임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왜곡된 한국 IT산업 구조가 '개방과 표준'을 중요시한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390쪽, 1만5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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