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의 위기다. 4·27 재보궐선거판이 커졌는데도 집권 여당 대표의 존재감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5일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와 의원총회에서 4·27 재보선과 관련해 "과거 사례에서 보듯 발언 한 번 잘못해 선거 전체 구도가 무너질 수 있다"며 "지도부가 공천이나 선거를 잘못해 책임을 물으면 달게 받겠다"고 작심 발언했다.
본격 선거전이 펼쳐지기도 전에 '공천 잘못'을 거론하며 '책임론'까지 제기한 안 대표가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이다. 성남시 분당을 공천을 놓고 안 대표는 '정운찬 카드'를 계속 만지작거리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차출론까지 제기하면서 결국 강재섭 후보에게 상처를 줬다. 강 후보도 "의원들의 개별적 지원은 몰라도 당 지도부의 대규모 유세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지도부가 필요 없다는 얘기다.
야권 성향이 강한 김해을 선거에도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는 '나 홀로 선거'에 나서고 있다. 반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곳에서 당 지도부의 대규모 유세는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보온병' '자연산' 발언으로 희화화되면서 안 대표는 한동안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그런 말실수를 의식해서인지 메모한 대로만 읽으면서 '메모지 대표'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야권의 공세가 먹혀 한나라당이 몰패하면 조기 전당대회로 출구전략을 짜면 안 대표는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책임을 물으면 달게 받겠다"는 안 대표의 발언도 선수를 쳐 상처를 덜 받겠다는 의지가 깔렸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