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의 두얼굴… 선진국 출구전략땐 큰 타격

입력 2011-04-06 09:56:35

일부선 올해내 2300선 접근까지 기대

5일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내 시장의 신기록을 쏟아냈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릴레이가 보름 이상 지속되면서 예상됐던 결과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4.56포인트(0.69%) 오른 2130.43에 마감해 이달 1일 세운 종전 최고치 2121.01을 가뿐히 넘어섰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시작된 1980년 1월 4일 이후 최고치로 시가총액 또한 1천194조6천억원을 목전에 둬 사상 최고치에 올라섰다.

코스닥도 비등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은 2.76포인트(0.52%) 오른 537.66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월 21일 549.03 이후 최고치다. 시가총액은 106조1천억원으로 연중 최고치였다.

이 같은 흐름은 외국인 매수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국내 증시를 이끈 세력은 외국인으로 코스피 지수가 반등을 시작한 지난달 16일부터 줄곧 순매수로 총 4조원 이상을 쓸어담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이 다시 신흥시장으로 향하고 있는데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를 수직 상승시켰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완전히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대형 악재가 될 만한 불확실성을 모두 넘긴 상황이기 때문에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돼 일부에서는 올해 2300선까지 접근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할 경우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이 일시에 뒤바뀌어 국내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선진국의 출구전략과 신흥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에 풀렸던 유동성이 선진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실제 유럽중앙은행이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경기호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6월 말 2차 양적완화 종료를 시사했다. 게다가 미 연준 일부에서는 현재 연 0~0.2%인 기준금리를 연내 2.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의 출구전략 가시화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으로 이어진다. 금리가 낮은 달러를 이용해 다른 국가에 투자했던 돈이 금리 인상 이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지분이 높을수록 위험한 이유다.

외국인은 32.4%(387조3천934억원)를 차지해 이들의 자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간다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곽수종 수석연구원은 "캐리 트레이드의 속성상 형성은 장기간이 소요되지만, 청산은 단기간에 이뤄져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지는 국가의 환율과 금리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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