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오염수 바다에 버려…수산물 안전 우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리나라 바다의 방사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4일 "후쿠시마 원자로 5, 6호기 지하와 집중폐기물처리시설 탱크에 있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 1만1천500t을 4일 오후 7시부터 바다에 버린다"고 발표했다. 법정 기준치의 최고 500배가 넘는 방사능 농도의 물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일본산 수산물을 꺼리고 있으며, 대형마트의 생선 판매량도 급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앞바다 해류가 동해로 직접 유입되지 않으며, 수년 뒤 우리나라로 온다 하더라도 방사능이 희석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크다.
◆방사능 공포, 생선 판매 급감
4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동의 한 대형마트 생선코너를 찾은 50대 부부는 고등어와 생태에 붙어 있는 원산지 표시를 꼼꼼하게 살폈다.
새내기 주부 황지희(31) 씨는"남편이 생태탕을 좋아해 일주일에 한 번꼴로 식탁에 올렸는데 '방사능 유출' 이야기가 자꾸 나와 생선구입이 꺼려진다"며 "안전이 검증될 때까지 일본산 생선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생선 판매점은 방사능 폭격을 맞았다. 구제역 파동으로 반사이익을 봤던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는 일본 방사성 물질 바다 유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출이 20~30% 정도 감소했다. 수산물 코너 담당자는 "원래 일본산 생태와 고등어를 팔았으나 일주일 전 본사에서 일본산 생선 판매를 중지시켰다. 고객들의 생선 소비 심리가 위축돼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 한국 바다, 방사능 위험?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이 원전에서 30㎞ 떨어진 5개 지점, 수심 113~160m 아래에서 채취한 물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고 4일 발표했다. 바다 깊은 곳까지 방사능에 오염된 사실이 드러나 먼바다는 물론 수산물 오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국내 해양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앞바다의 해류가 동해로 당장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국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양대 이호진 교수(물리해양학)는 "동해에는 대만 동쪽에서 일본 오키나와 안쪽을 거쳐 동중국해류가 흘러온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앞바다의 해류가 동해와 남해로 곧장 올 가능성은 없다"며 "하지만 후쿠시마 앞바다에는 쿠로시오 난류가 흘러 북태평양으로 흐르는데 이것이 재순환돼 농도가 옅은 방사능 물질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립해양조사원 변도성 박사는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발견된 곳은 해외의 먼바다가 아니라 일본 연안이다. 계속해서 대규모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지 않는다면 바다의 수용 능력을 봤을 때 자연 상태로 금방 돌아올 것"이라며, "현재 유출된 방사능량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해류'의 방향 때문에 북태평양 연안에서 잡히는 모든 어류가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주일 한국대사관은 4일 일본 외무성에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는 행위는 국제법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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