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 은퇴자금 설계
현대사 변혁기에 중심에 섰던 386세대인 김만수(43) 씨는 요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고 생활도 안정돼 있어 남들이 보기에는 큰 걱정이 없어 보이지만, 막연히 자녀들의 대학등록금과 은퇴자금은 퇴직금 받고 이것저것 정리하면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도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속으로는 불안하지요."
정년이 55세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2년 정도 남은 직장생활 이후 어떤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불안해서랍니다.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과 개선점을 찾아보겠다는 마음에 '행복한 재무설계'의 문을 두드리셨습니다.
Q: 현재까지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인데 현재의 상태를 진단한다면.
A: 우리 사회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386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이루어지는 앞으로 10년간 약 150만 명이 은퇴대열에 나선다고 한다. 실제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인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고,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국민연금 수급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로 인해 다음 세대의 부담은 늘고 연금 재원의 소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40대 가장인 김 씨의 경우 소득 범위 내에서 적절한 지출 관리를 통해 현재의 생활은 안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년간 직장생활을 통해 내 집 마련도 하고 자녀의 학원비 등 기본 생활비가 많이 지출되는 시기라 본인 소득의 부족한 부분을 아내가 일정 부분 메우고 있다. 저축도 매월 75만원씩 하고 있으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보험도 가입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저축으로는 앞으로 있을 자녀들의 대학등록금과 결혼자금, 그리고 은퇴 이후 30년 이상 살아가야 할 은퇴자금에 대한 준비로는 부족해 보인다. 또한 저축자금에 대한 목적이 뚜렷하게 세워져 있지 않으며 자금의 성격도 구분돼 있지 않다. 지금이라도 자금을 목적별로 구분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본점PB센터 윤수왕 센터장)
Q: 은퇴를 위해서는 얼마나 저축해야 하나.
A: 김 씨의 경우 정년이 55세지만 은퇴 이후 직장도 고려해야 한다. 김 씨의 경우 국민연금은 현재와 달리 만 64세부터 지급된다. 기대수명을 85세로 했을 때 국민연금을 64세 때부터 약 120만원씩 수령하게 되는데, 100만원으로 가정하고 부족한 생활비를 월 15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60세 은퇴시점에 7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되었다. 이 금액에서 퇴직금(약 1억5천만원)을 감안하고 현재 불입중인 연금액을 감안할 경우 현재 시점에 부족자금이 약 2억8천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되며 이를 세후 투자수익률 7%로 예상할 경우 앞으로 17년간 매월 100만원의 추가 저축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되었다.
10년 뒤 100만원과 지금의 100만원의 가치는 같을 수 없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최소 7% 이상의 수익을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소 위험과 변동성은 있으나 펀드나 변액연금 상품의 구성비를 높여야 한다. 또한 매년 늘어나는 소득 부분은 저축액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현재 김 씨가 은퇴를 위해 저축하고 있는 것은 연말정산시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이 전부다. 이도 월 25만원씩 저축하고 있는데 금년부터 연 400만원까지 혜택을 볼 수 있으므로 35만원으로 증액을 추천한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이종복 팀장)
Q: 자녀학자금은 은퇴 전에 회사의 지원 및 소득 범위 내에서 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자녀 결혼자금을 준비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A: 현재 16살, 13살인 자녀의 결혼준비자금(현재 기준 약 5천만원, 28세 결혼 세후 투자수익률 6%)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7천800만원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약 10년간 세후 7%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에 월 72만원씩 적립식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 불입중인 적금 20만원과 펀드 30만원을 감안하면 추가로 22만원의 적립이 필요하다. 자녀 결혼시점까지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자금을 관리해야 하며 세후 투자수익률 7%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대의 적금만으로 힘겹다. 자녀 결혼자금은 적금과 적립식펀드 상품으로 구성해 투자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이승우 팀장)
Q: 현재 소득과 지출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이를 위한 추가 저축을 할 수 있을까.
A: 필요한 자금을 구분해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하고 계획적인 투자를 실천해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우선 변동지출 중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특히 최근에 많이 늘어난 통신비와 문화여가비에 대한 자제가 필요하다. 자녀 학자금은 여기서 더 줄일 수 없다고 하니 현 수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통제가 필요하다.
자금 조정 이후에도 결혼자금과 은퇴자금에 필요한 월 저축액 230만원에는 부족하다. 자녀 결혼자금 마련 후 은퇴자금 저축액을 늘려가야 하며 그래도 부족한 자금은 현재 보유중인 주택을 이용한 역모기지를 이용해 부족분을 메워가면 된다. 또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지 말고 55세가 아닌 60세 이후까지 소득을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1억원을 은행에 맡기면 월 37만원 남짓 소득이 생기지만, 그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한달 80만~100만원가량 벌 수 있다면 훨씬 낫다. 이는 경제적으로나 은퇴 후 보람과 행복을 위해서도 꼭 준비해야 한다.
40대에는 재테크가 아니라 재무설계가 필요한 시기다. 즉 단기를 버리고 장기로 적정한 수익과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 행복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워 타인과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본인만의 분명한 기준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적 여유도 중요하지만 돈 준비만이 아닌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관계, 40년 이상 견딜 수 있는 건강, 일과 여가의 조화를 고려한 은퇴준비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자.(대구은행 본점PB센터 박희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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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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