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미술] 빈센트 반 고흐 - '열네 송이의 해바라기'

입력 2011-04-02 07:55:06

빈센트 반 고흐 -
빈센트 반 고흐 - '열네 송이의 해바라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품 중엔 작품에 대해 무서운 집착을 보이거나 때론 화가 자신이 앓고 있는 질병의 영향으로 뜻 밖의 걸작이 탄생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컨대 울병(depression,鬱病)이 심한 환자는 감정적으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성격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주변의 변화와 타인에 대한 일방적인 생각에 민감해져 혼자 괴로워하기 일쑤다. 고흐는 오랜 기간 울병과 정신착란증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그것을 통하여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한 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 예로 '밤의 카페 테라스' 같은 작품에 노란빛이 두드러지는 것은 그가 지병으로 앓고 있던 황시증(黃視症) 때문이라고 한다. 황시증이란 수정체에 노란 색깔의 필터를 끼운 듯 노란빛이 강렬하게 보이는 현상으로 평소 그가 즐겨 마시던 압생트라는 독한 술로 인해 생긴 시각장애를 말한다. 그가 남긴 불후의 명작 '해바라기 연작' 역시 노란색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대표적인 작품으로 아를르에 오기로 한 친구 고갱이 거처할 방에 걸어두기 위해 그려진 작품이라고 한다. 말년에 고흐가 입원해 있던 병원 의사가 지나친 음주를 나무라자 그는 "노란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서, 올 여름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나로서는 스스로를 좀 속일 필요가 있었다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미애(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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