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중부지방과 다음 주 중 대구경북에 방사성 물질을 담은 봄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방사능 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크다.
한반도 상공에 일본에서 날아온 방사성 물질이 확인된 가운데 기상청은 31일 이번 주말 중부지방에 봄비가 내리고, 7일엔 대구경북에도 방사성 물질을 담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조석준 기상청장은 "편서풍이 (일본 대지진 이후)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지금부터는 (방사성 물질 등) 부유 물질을 실어나르는 역할을 계속 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일본 상황에 따라 편서풍이 일정한 (방사성 물질을 이동시키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상공에 일본발 방사성 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고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날아온 대기 상층부에 있는 방사성 물질이 이번 봄비와 함께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지표보다 대기 상층부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더 짙기 때문에 주말 내릴 비에 의해 지표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은 상층부에 오염물질이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대기 상층부의 방사성 물질량을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대기 상층부의 방사성 물질량이 정확하게 검측되지 않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표보다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짙다면 비가 내리면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에 방사성 물질이 섞이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29일 지상 1.2m 지점의 방사성 요오드는 지역에 따라 최소 0.04m㏃(밀리베크렐)/㎥에서 최대 0.356m㏃/㎥ 범위로 검출됐지만, 이는 연간 피폭 방사선량 기준으로 20만분의 1에서 3만분의 1 수준이다.
권 소장은 "비에 방사성 물질이 섞인다 해도 그 양은 극히 미미할 것이다. 농도가 가장 짙게 나타난 게 기준치의 3만분의 1 수준이라 건강에 영향을 미칠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류명진(35) 씨는 "지금까지는 비를 맞으면서 걷기도 했지만 이제는 비가 내릴까 겁이 난다. 기준치 이하라지만 정부와 전문가들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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