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돌봄교실] 학부모들 신청 쇄도

입력 2011-03-31 14:01:56

맞벌이가정 자녀 돌보기 경제적 부담·안전 걱정 '끝'

"아침 출근 준비로 아이 등교를 못 도와주는 게 가장 가슴 아파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진학하는 아들 해솜이를 둔 김경흠(46)·윤인실(38) 부부에게는 아침마다 출근길이 전쟁이었다. 이 부부는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해솜이의 등교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부가 모두 오전 7시 30분에 출근해야 하는데 학교에서는 입학과 동시에 한 달간 학교적응 기간이라고 해서 오전 9시까지 등교하도록 한 것이다. 결국 대전에 사는 시어머님을 대구로 모셔와 해솜이 등교를 도와주는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 3월부터는 이런 시름을 덜게 됐다.

맞벌이 부부라 오전 등교는 물론 방과 후 아이를 돌볼 길이 막막했는데 학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것. 이처럼 맞벌이 부부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맞벌이 가정의 경우에는 최소한의 식비와 교구비만 내면 이용할 수 있고 저소득층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 식사문제나 안전 걱정도 한시름 덜게 됐다.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이란

3월부터 주로 방과 후 오후 5~6시까지 '잠깐' 실시했던 초등학교 돌봄교실이 오전 6시 30분~오후 10시까지 대폭 확대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2월 1차 공모를 통해 총 536개의 온종일 돌봄교실 설치학교를 지정한 데 이어 최근 2차 공모에서 464개교를 추가 선정해 이달 2일부터 총 1천 곳의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초등학교는 25개교, 유치원은 43곳, 경북의 경우 초등학교 74개교가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표 참조). 기존의 방과 후 교실의 시간대를 확대해 맞벌이 가정의 자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목적이다.

이번에 시행되는 돌봄교실은 전문 보육강사의 지도 아래 아이들에게 식사는 물론 다양한 교육·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유치원 및 초등학교 단위 운영, 유치원'초등학교를 연계해 지역 여건에 맞도록 프로그램을 꾸리기도 한다. 엄마들의 가장 큰 걱정인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학부모 동행 귀가를 원칙으로 하고, 비상시 대리 동행 명단 사전 확보 및 신분이 확인된 사람과 동행하도록 한다. 농·어촌 지역 등 특수한 지역의 경우 택시로 안전하게 귀가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돌봄 서비스에 드는 인건비와 운영비로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경우 학교당 5천만원을 지원한다. 의무사업장 직장보육시설(대구 18곳)의 경우 인건비 정도를 지원한다.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신청 방법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돈은 얼마일까=학교별 여건에 따라 차등이 있는데 대구 조암초교의 경우 저녁 식대와 간식비로 매월 4만원 정도면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간식비와 교구 사용비 등이 포함되고 외국어 강사와 보육교사 인건비는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나눠 부담하게 된다.

▷누가 지원받을 수 있나=이용 대상은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 자녀이지만 일반 희망 유치원생, 초등학생도 참여가 가능하다. 저소득층 대상자의 경우 매달 수익자가 부담하는 보육료 6만원가량이 면제된다.

▷어떤 혜택 받나=오전 6시 30분~오후 10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학교에 따라 식비와 교재비 등을 부담할 수 있다. 유아의 경우 생활습관지도 등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초등학생의 경우 논술·영어 등 교과 교육, 방과 후 특기·적성 등 교육 프로그램 및 예·복습 등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디에 신청하나=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로 선정된 초등학교 및 유치원에 신청하면 된다.

◆돌봄교실 서비스 확대해야

돌봄교실은 경제적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어 학부모들의 지원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돌봄교실 정원은 20명 선에 그쳐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이 저소득층이나 한부모가정 등에 우선권을 주면서 맞벌이 학부모라 하더라도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돌봄교실이 소규모로 제한된 것은 예산 문제도 있지만 유휴교실 등 시설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 김해용 사교육대책 담당은 "돌봄교실이 보육문제 해결, 사교육비 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제도이지만 수요에 비해 예산이 부족한 점이 있다. 교육 부문의 경우 예산 집행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초기 시행 단계인 돌봄교실 운영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는 어려우며 예상보다 수요가 많다면 확대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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