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은 벌집… "내년 총선·대선 두고보자"

입력 2011-03-31 10:31:25

동남권 신국제공항이 결국 '백지화'되자 시민들은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트위터에는 "출구없는 침체의 늪에 빠진 대구경북의 마지막 살길마저 빼앗겼다"는 네티즌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또 굳게 약속했던 공약조차 손바닥 뒤집듯 한 정부의 행태에 분노를 드러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보여줄 것

대선 공약조차 쉽게 뒤집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트위터에서 쏟아졌다. 또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한나라당을 심판하자는 격한 반응도 터져나왔다. 아이디 'jjk1999****'은 "앞으로 모든 국책사업을 오늘처럼 검토를 할 것인지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며 "한 입으로 두말하는 한나라당은 내년이 두렵지 않으냐"고 분개했다. 'Carvin Kim'은 "양치기 노인 MB가 또 거짓말을 했네요. 결국 신공항 백지화 이게 정말 경제성만 고려된 것일까. 경제성보다는 표계산에서 대구와 부산, 경남, 경북 모두를 여권 우세지역으로 판단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했다. 'sureeup'는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소비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어떻게 보상할건가"라고 비판했다. 'DrL101' 은 "선거철만 되면 한나라당을 무조건 뽑고 보자는 지역 정서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은 선거때만 '고향사람'일 것"이라고 했고, 트위터 이용자 'givenjoy'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현 정권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 후폭풍은 MB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노 폭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정부와 여권에서 흘러나오던 신공항 백지화론이 결국 현실화되자 허탈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아이디(ID) 'sjeon****'는 "영남민들은 해외 여행 가려면 하루 내내 시간과 수십만원의 경비를 수도권에 쏟아부어야 한다"며 "단순한 경제논리를 들이댄다면 모든 사업은 인구가 많고 돈 되는 수도권만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ID 'khm****'는 "며칠 전부터 인천공항 홍보나 이미 폐기된 김해공항 확장론이 나올 때부터 냄새가 솔솔 났다"며 "다 같이 세금 내고 사는 데 모든 결정은 수도권 절대주의로 정해져야 하느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ID 'seph****'는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을 초청하면 출입국이 너무 불편하고 시간을 허비해 투자하기 꺼린다"며 "지금 신공항을 만들기 시작해도 10년 뒤에야 이용할 수 있는데 당장의 경제성을 들어 백지화를 결정한 건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이용자 'ykjeong39'는 "국가 사업 중에 경제성 분석을 통해 결정되는 효율적인 사업이 몇이나 되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이유는 경제성이 아니라 정략과 정치권의 이해 때문이다"고 반발했다.

29일 저녁 대구 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촛불시위 현장에는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1천여명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죽을 각오로 이 자리에 왔다""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시민 박수부(68) 씨는"신공항은 대선공약이잖아요. 그야말로 경제성이 아닌 정치적 논리로 공약을 팽개치네요. 대통령 훌륭합니다"고 꼬집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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