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군은 폐품 처리장 시설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입력 2011-03-30 11:08:33

김천으로 이전한 주한 미군 물자재활용유통사업소(DRMO)가 내달 1일 문을 연다. 김천시가 2005년 200억 원 상당의 기반 시설 조성 사업비를 미군으로부터 받고 유치했다. 그러나 유치 단계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시설에서 무엇이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개소식을 앞두고 미군 측은 지난 18일 김천시의원 초청 설명회를 열기로 했지만 28일로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측은 언론과 시민 환경단체 관계자에 대해서는 참석 불가 통보를 했다. 감시와 비판이 예상되자 아예 참석을 막아버린 것이다. 또 시의회는 28일 설명회를 연기해 달라고 미군 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자기들만 참석한 뒤 쏟아질 비난 등 후폭풍을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이 시설은 말이 물자재활용유통사업소지 실제로는 폐품 처리장이다. 이미 비슷한 시설이 있던 부산과 일본에서 환경오염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미군 측은 이 시설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시민과 환경단체, 언론의 방문을 막고 있다. 더 한심한 것은 김천시의회의 태도다. 개소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설명회 연기를 요청했다. 이는 아예 문제점을 제기할 뜻이 없다는 것과 같다.

DRMO에 대한 문제점은 수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나듯 미군 측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개선이나 비판을 수용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 이런 고압적인 자세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미군 측은 지금이라도 시설을 공개하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개선 노력을 보여야 한다. 또 김천시와 의회도 개소식 연기를 요구하고 시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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