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뭉쳐 반드시 관철 대국민 사기극 심판"
신공항에 올인하고 있는 지역 정치권은 입지평가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긴박하게 돌아갔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당사에서 밀양 유치 결의대회를 갖고 '결전' 의지를 다졌고 한나라당 경북지역 국회의원들도 국회에서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 경북도당도 신공항 백지화론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들의 주장과 움직임은 여야를 떠나 한결같이 '지방도 먹고살자'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결의대회'를 열어 '신공항 백지화 수용불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유승민 위원장을 비롯해 박종근, 이해봉, 서상기, 주호영, 배영식, 조원진 의원과 광역'기초의원 및 핵심 당원 200여 명이 참가했다.
유승민 위원장은 "대구경북은 죽으나 사나 한나라당과 대통령을 찍어준 죄밖에 없다"며 "구차하게 매달리지 않겠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똘똘 뭉쳐 밀양 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하자"고 호소했다.
박종근 의원은 "신공항은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한 생명줄임에도 (정부가) 이마저도 끊어 놓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의원은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을 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고 서상기 의원은 더 이상 대국민 사기극에 말릴 수 없다며 대구에서 대통령을 만들어 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하자고 강조했다. 조원진 의원은 백지화는 신공항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대구와 지방을 무시하는 정치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들의 결의사가 이어지는 동안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집단 탈당을 비롯해 삭발 등 강경 투쟁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의원들은 30일 정부의 입지평가 발표 후 즉시 국회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소속 경북 지역 국회의원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신공항 백지화론'에 대해 대구경북 민심의 거센 역풍을 각오해야 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김성조 의원은 "지역에서는 '우리를 갖고 노나'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정부가 지역 정서에 불을 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공항 주무 장관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사퇴도 거론했다. 최경환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 간담회장에서 정 장관이 '신공항을 안 할 것 같으면 왜 이런 과정을 거치겠느냐'며 도리어 역정을 냈는데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백지화론'이 나왔다"며 "나라도, 사람도 바뀐 것이 없는데 이런 논리가 어디 있느냐 "고 흥분했다. 김태환 의원도 "이제 와서 경제성 잣대를 내밀어 백지화하겠다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끌고 오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정해걸 의원은 "어린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성난 민심을 전했다.
이인기 경북도당위원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고 장난치는 것 아닌가. 지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매사 모든 결정을 수도권론자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북도당도 성명을 내고 "청와대와 정부의 갈등관리 능력 부재가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지킬 생각도 없는 공약으로 지역갈등만 부추겨 놓은 채 무책임하게도 '경제성 없다'는 억지논리를 제시하고 있다"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동남권 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되면 규탄행동에 돌입하고 내년에 정권을 교체해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다시 검토하자고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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