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에서 열린 2011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선발은 누구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차우찬"이라고 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위기 상황에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볼넷을 남발, 팬들로부터 '새가슴'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달고 다닌 차우찬이 2011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광을 안으면서 에이스로 우뚝 섰다. 비록 지난 시즌 팀 내 다승왕(13승)인 장원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맡게 된 에이스지만 그에게 1선발 자격을 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첫 10승과 승률왕을 거머쥔 자신감에다 전지훈련에서 보여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구위 덕분에 에이스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군산상고를 졸업한 뒤 2006년 삼성에 입단한 차우찬은 투수 출신인 선동열 전 감독에게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될성부른 나무'였다. 왼손투수인데다 150㎞의 빠른 직구는 능히 타자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차우찬은 마운드에서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 간간이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차우찬은 2007년 8월 19일 잠실 LG전에서 데뷔 첫 선발 무대에 섰지만 3이닝 4안타 1홈런 1볼넷으로 3실점하며 깊은 인상을 심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선 2009년에는 42경기에서 6승9패, 평균자책점 6.09로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홈런을 17개나 허용했고 특히 볼넷은 76개를 범해 제구력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결정적 순간 마운드에 올랐으나 볼넷을 남발하며 진땀을 흘린 채 곤혹스런 표정을 짓기 일쑤였다.
기대주 차우찬은 마침내 지난해 환골탈태했다. 그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초반만 해도 선발라인에 끼지 못했으나 윤성환 등 선발진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것. 지난해 6월 27일 목동구장에서 넥센을 맞아 선발로 나선 차우찬은 6.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4안타 1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따냈다. 자신감을 얻은 차우찬은 9월 19일 SK전에서 패를 당하기까지 선발 8연승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했다. 그날도 7.1이닝 동안 SK 강타선을 맞아 7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이 끝날 때 팬들은 더는 '새가슴'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달지도 않았다.
제법 공 던지는 법을 알게 된 차우찬은 2011시즌을 겨냥해 전지훈련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강속구와 변화구, 제구력이 모두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 속에 1선발 자리까지 꿰찼다. 올 시범경기에서도 3차례 등판,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몸을 풀었다.
차우찬은 4월 2일 광주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올해 20승을 노리는 KIA의 에이스 윤석민과 선발 대결할 예정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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