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 분당乙 보선, 아직 공천내홍

입력 2011-03-29 10:25:10

4'27 재보선이 한 달도 채 안 남은 가운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싼 여야 각 당의 내홍(內訌)이 심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인 박계동 전 의원은 28일 공천 경쟁자인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8년 총선 과정에서 신영수(성남 수정) 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 15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이 2006년과 2007년에 개인사업자인 김모 씨 등과 거래한 15억원 규모 차용거래의 용처가 수상하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따라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박 전 의원과 신 의원을 조사했지만 결론은 '근거 없음'으로 났다. 정희수 제1사무부총장은 브리핑에서 "박 전 의원과 신 의원의 소명을 듣고,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의혹을 입증하는 자료로 볼 수 없었다"며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장은 적지않았다. 강 전 대표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며 박 전 의원의 정계 은퇴와 후보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나아가 "시중에는 박 전 의원이 나를 계속 공격하는 것이 논개 작전이라 한다"며 "'정운찬 전략공천설' 등 일련의 음모 중 하나가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도 "박 전 의원은 사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날 "공천 과정을 두고 권력 실세 간 암투,이전투구,내부 경쟁자를 흔드는 이상한 선거란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며 여권 수뇌부를 정면 비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정운찬 전 총리를 전략공천하는 카드는 이제 쓸 수 없다. 정상적인 경선 절차를 통해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원희룡 사무총장은 "정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 직책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발언한 부분은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놓은 대목"이라며 전략 공천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민주당도 혼돈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손학규 대표가 이달 31일을 거취 결정의 시한으로 정한 가운데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이날 낮 손학규 대표와의 오찬에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재보선 승부처인 강원지사 선거에 매진해야 한다"며 출마 불가론을 강하게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지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서울시 의원단 간담회에 참석, "관객과 국민들이 원한다면 투우사는 피 흘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해명자료를 내고 "손 대표는 당 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진두지휘 해야 된다. 개인적으로는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를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했다.

한편 한나라당 안팎에는 분당을에서 상정 가능한 여러가지 대결구도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돌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전화설문이 아닌 대면조사 결과, 강 전 대표가 손 대표와의 대결을 포함해 어떤 구도에서도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안정적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