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등 세계최고 스타들도 그녀 앞에 서면 '벌벌'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도 '저승사자'처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도핑 검사관이다.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더라도 검사관을 보면 왠지 긴장되고 불편하다. 소변 채취할 때도 검사관이 '감시자'처럼 지켜보고 있어 소변을 보기도 힘들다. 그런데 선수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반도핑은 갈수록 범위가 넓어지고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도핑은 선수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반도핑의 중심엔 박주희(31) 도핑 검사관이 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 근무하다 대회 조직위의 요청으로, 지난해 3월 22일부터 대회 반도핑 업무를 맡게 됐다. 박 검사관의 업무는 대회 도핑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 총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직접 상대하며 도핑 관련 요구 사항을 조정, 정리하고 도핑 검사관, 샤프롱(동반인), 혈액 채취 요원 등 도핑 관련 인력 구성 및 교육, 관리를 담당한다. 박 검사관은 "자격 정지 등 '선수 생명'이 걸린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 직업이다 보니 선수들이 싫어하고, 귀찮아해 속상할 때도 있다"며 "소변 채취 등 도핑 검사가 끝날 때까지 선수들과 2, 3시간 동안 함께 있거나 하루 종일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아 이해는 된다"고 했다.
박 검사관 이름 앞에서 항상 '1호'라는 명패가 붙는다. 국제 도핑 검사관 국내 1호이기 때문이다. 또 있다. 국제 휠체어 농구 등급분류사도 국내 여성 1호다. 반도핑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된 것도 이 '휠체어 농구'와 무관하지 않다.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장애인 스포츠 관련 특수체육을 전공할 당시 한국휠체어농구협회에서 일하다 도핑 검사관을 선발하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 이에 박 검사관은 2007년 12월 도핑검사관 자격증을 획득, 도핑 분야의 길을 걷게 됐고 2008년 1월 신설된 KADA에 입사한 뒤 2008년 10월 국제 도핑 검사관 자격증까지 땄다. 박 검사관은 "현대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이면서 새로운 학문인 반도핑을, 그것도 한국에서 처음 시작할 때 초창기 멤버로 일할 수 있어 행운"이라며 "선수들의 공정한 경쟁과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박주희 검사관의 목표는 이번 대회 때 최초로 시도되는 '선수 생체 여권'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이는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혈액을 채취해 검사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처음으로 시도된다. 박 검사관은 "세계 3대 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이번 대회에서 처음 시도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직접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이끌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너무 좋고 흥분된다"며 "준비할 것도 많고 힘도 들지만 준비 잘해서 완벽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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