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평 밀양이 좁다? 산 깎는 데 수십년 소요?

입력 2011-03-25 10:24:28

신공항 입지 평가 D-5…가덕도 실사자리서 경쟁지 폄하·왜곡 일관

24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들이 부산 가덕도 후보지를 방문, 망원경으로 바다를 살펴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가덕도 후보지에 고래가..." 24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들이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 가덕도 앞 바다에 고래 한 마리가 등을 드러낸 채 유영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4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들이 부산 가덕도 후보지를 방문, 망원경으로 바다를 살펴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4일 부산 강서구청에서 열린'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 부산 지역 방문 보고회'에서 부산 측은 경쟁 후보지인 밀양에 대해 네거티브식 설명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밀양 측은 부산 측의 밀양 폄하와 왜곡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쟁력=부산시는 가덕도가 밀양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집중 강조했다. 부산시는 "김해공항보다 열악한 지역으로는 이전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밀양은 면적이 좁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부산과 멀어 제대로 된 공항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에 있는 공항과 농촌인 밀양 하남에 있는 공항이 경쟁력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밀양 측은 "밀양 하남평야는 3천300만㎡(1천만 평)이 넘는데 좁다고 폄하하는 것은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밝혔다. 또 "밀양은 대구와 창원, 울산, 부산, 구미, 진주 등 주변에 대도시가 10여 개나 있고, 교통 인프라가 좋아 가덕도보다 경쟁력이 더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접근성=부산 측은 가덕도가 실수요 승객의 접근성에서 밀양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2008년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 중 부산 시민이 44%를 차지하는 것과 부산 신항만이 인접해 있어 복합운송체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밀양 측은 "국제선 이용 외국인 출'입국자를 부산 수요에 포함시켜 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2008년 부산 시민이 국제선을 이용한 비율은 29%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 복합운송체계는 대부분 공항이 부족한 중국 동북부 연안에서 발생하고 이는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대부분 수송된다"며 "중국의 국제거점 공항이 계속 건설되면서 중국발 복합운송체계 물류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성=건설비에서 부산은 가덕도 해상이 더 적게 든다고 주장했다. 정부 용역 결과 가덕도는 공사비가 9조8천억원이 소요돼 밀양(10조3천억원)보다 5천억원이 낮다는 것이다. 또 위치 조정으로 7조9천억원까지 공사비를 낮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밀양 측은 가덕도는 해상공항인 탓에 매립비용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고려대와 한국항공정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가덕도는 10조~16조원이 소요되고 일부 기관에서는 24조원까지 든다고 예상하고 있다는 것. 반면 밀양은 8조~10조원이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안전성=밀양은 높은 산과 짙은 안개 탓에 이착륙이 불안하다고 부산 측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덕도는 장애물이 없고 안개 끼는 날이 연간 11일에 불과하다. 반면 밀양은 산을 깎고 농지를 훼손하는 등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밀양 측은 "일부 산을 깎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기준까지 절토하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고, 이를 통해 영구적인 운항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깎은 흙을 전량 공항부지 성토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개일수와 관련, 밀양 측은 "하남들의 경우 안개 일수가 30일 정도로 추정되지만 연간 안개 일수가 50일 이상인 인천공항의 결항률이 0.3%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안개로 이착륙이 불안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외항에 위치한 가덕도가 자연재해에 취약하고 김해공항과 공역이 겹치며 가덕수로 통행량과 철새 서식지인 을숙도가 인근에 있어 '선박충돌 위험성'과 '버드스트라이커' 등 항공기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밀양 측은 주장했다.

◆토사 운반="밀양은 산지 절개 토사를 처리하는 데 수십년이 걸리고, 토지 보상과 환경훼손에 따른 민원으로 공사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부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밀양 측은 "인천공항 건설에 적용된 벨트컨베이어 공법과 100t 이상 대형트럭을 활용하면 토사 운반은 공사 기간 내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국토개발사업을 할 때 기존 시설물의 이전은 불가피하고, 적법한 보상과 시설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항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강조했다. 또 환경훼손과 관련해 "사전 환경성 검토, 환경영향평가, 사후환경영향조사 등을 통해 환경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엄격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환경훼손으로 공사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무척산, 봉화산 절개=부산시는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고대 가야 유적이 있는 무척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화산을 절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밀양 측은 "무척산은 공사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로 활주로를 배치할 경우 절취하지 않아도 되고, 봉화산은 항공기 운항 절차 수립만으로도 존치할 수 있기때문에 전혀 절개를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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