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해외펀드'…원금 회복됐으니 국내펀드로 갈아타자

입력 2011-03-25 09:50:51

국내펀드 수익의 1/10…53일 연속 자금이탈 올해 1조7천억 빠져

필부들도 펀드에 나설 정도로 펀드 열풍을 주도했던 '해외주식형펀드'가 힘을 잃고 있다.

BRICs 등 신흥시장의 증시가 상대적으로 침체된 반면 국내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수익률이 높은 국내로 옮겨온 때문이다.

24일 해외주식형펀드는 53일 연속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2009년 9월 10일~11월 23일의 52일 최장 순유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 ETF를 제외하고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모두 4천302억원이 빠져나갔으며 올해 전체로는 1조7천517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날 기준으로 해외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과 2년, 3년 자금 순유출 규모는 각각 10조28억원과 15조3천319억원, 18조1천856억원으로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증시 흐름이 양호한 북미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새삼 주목받는 러시아 지역을 제외하고 브릭스, 아시아퍼시픽, 중남미, 브라질 펀드 등 대다수 해외펀드가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중이다. 2007년 12월 64조574억원까지 늘어났던 해외투자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2일 32조7천143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해외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은 '원금만 회복되라'며 벼르고 있던 이들의 응어리가 터진 것과 궤를 같이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해외펀드 수익률이 상당 부분 회복되자 '이때다'싶은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것. 대신 국내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상당수가 국내 증시로 갈아탔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KB국민은행 대구PB센터 배태만 팀장은 "국내 펀드나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해외 주식형펀드에 대해 참을 만큼 참았다는 심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기준으로 해외주식형펀드의 3년 수익률은 3.66%로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28.26%)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과다. 금융투자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C 1' 'ING파워재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 'JP모간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C' 등은 3년 수익률이 모두 -50%를 넘는다.

각각 신흥국 주식과 신흥아시아 주식과 연동하는 '템플턴프런티어마켓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C-e'와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도 3년 수익률이 -37.16%와 -29.08%를 기록 중이다.

최근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태, 리비아 및 중동 정정 불안 등으로 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지면서 당분간 해외 펀드로의 자금 순유입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NH농협 대구PB센터 조영철 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안심리가 학습효과로 이어져 해외펀드로 자금 이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비과세에 대한 메리트도 사라져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는 한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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