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평야 상공 전세계 전통연 형형색색 패션쇼
훠~얼~ 훨, 훨~훨 날아라. 하늘 높이 날아올라라! 봄바람을 타고 연이 날아오른다.
농심(農心)을 멍들게 했던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등. 모든 시름은 저 멀리 창공으로 날려 보내자. 의성군 안계면 위천에서 수천 개의 연이 하늘을 수놓는 축제가 펼쳐진다. 세계에서 온 다양한 연의 향연이다. 바람을 타고 올라간 연은 때론 우아하게, 때로는 소용돌이치며 창공을 휘젓는다. 사람들은 하늘 높이 연을 띄우며 행운을 기원한다.
◆세계 연 축제
31일부터 나흘 동안 안계면 위천 둔치는 미국과 독일·프랑스·호주 등 24개국 선수들이 참가해 '연 올림픽'을 펼친다. 의성연날리기대회는 34년의 역사를 가졌다.
특히 올해부터 동·서양이 함께 어울려 세계적인 연 잔치를 펼친다.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는 31일 오후 4시 의성군 종합운동장 공연무대에서 '기풍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다음 달 1일 봉양면 탑산온천관광단지에서 열리는 전국연날리기대회는 주요 볼거리다. 초등부와 일반부로 나누어 열리는 경기종목은 창작연 부문과 싸움연, 그리고 왕중왕을 가린다.
우리나라의 전통연날리기의 한 부분인 싸움연의 장면은 관중이 양편으로 나뉘어 응원을 하는 등 멋진 장면들을 연출한다.
본격적인 연날리기 대회는 다음 달 2일(토), 3일(일) 이틀간 열린다. 특히 전 세계에서 참가한 연날리기 전문가들이 저마다 독특한 모습의 연을 날리는 장면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잘 볼 수 없었던 각국의 독특한 연을 구경할 수 있다.
2일 오후 7시부터 펼쳐질 '야간 연날리기 시연'도 일대 장관을 이룰 것이다.
◆연에 대한 추억
연날리기는 팽이치기, 썰매 타기와 함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긴 가장 대표적인 놀이다. 부모님이나 형들이 대나무를 깎아 연을 만들어 주면 연날리기에 빠져든다. 친구들 연보다 조금이라도 독특하게 보이려고 태극 문양이나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 넣고 연싸움을 위해 연줄에 유리 가루 등을 발랐던 기억이 있다.
연날리기의 고수는 가장 높이 연을 올리는 사람이다. 연은 방패연이 단연 으뜸이었다. 의연한 그 모습은 기품이 있고 매우 아름답다. 또래들은 누구나 한번 날려 보고 싶다는 소망을 했다. 연날리기의 백미는 연싸움이다. 연줄을 누가 실하게 하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다. 유리병을 깨뜨려 돌로 갈아서 밤새 연줄에 풀을 먹인다. 다음날 그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위천둔치는 천혜의 연날리기 장소!
국제연날리기대회가 열리는 안계면 위천 둔치가 연날리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위천을 가로지르는 구천교를 중심으로 수평선 아득히 안계 평야가 펼쳐진다. 무려 33만여㎡ 규모다. 탁 트인 공간에 눈이 시원해진다. 이 광활한 대지에 세계 각국에서 온 대표선수들이 아름답고 화려하며 진기한 연으로 저마다의 기량을 펼친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수천 개의 연이 날아오르면 그 장면에 도취돼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것이다.
안계 위천 둔치는 늘 바람이 좋다. 북서풍이다. 연 전문가들은 "연날리기에는 초속 4, 5m 정도의 바람이 불어 주면 적당하다"고 한다. 김복규 의성군수는 "위천 둔치는 의성의 명소다. 이곳을 도심 위에 흐르는 작은 하천처럼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낙동강 개발사업이 시작되는 바람에 늦어졌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220억원을 들여 곧 생태환경공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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