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신앙심 깊은 명장, 오드 찰스 윈게이트

입력 2011-03-24 07:22:57

게릴라전의 대가인 영국 장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종교적 신념을 전장에서 승화시켰고 때로 기행을 일삼은 괴짜. 1903년 식민지 인도에서 태어난 윈게이트는 부모의 영향으로 독실한 신앙을 지녔고 구약 성서를 탐독했다. 1936년 팔레스타인에서 근무하던 그는 시오니즘에 심취, 유대인 무장단체 '하가나'를 이끌며 팔레스타인 게릴라에 타격을 가했다. 그가 훈련 시킨 모세 다얀은 나중에 이스라엘의 전쟁 영웅으로 부상했고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어 에티오피아 전선에 투입, 1천700명으로 2만명의 이탈리아군을 패퇴시켜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왕의 치하를 받았다. 그가 이끈 기드온 보대는 구약 성서에 나오는 판관의 이름을 땄다. 다시 버마 전선으로 간 그는 일본군의 후방에 침투하는 대담한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는 1944년 오늘, 친디트 부대로 가는 도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알람시계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가 하면 옷을 벗은 채 정글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녀 "거의 미친 것처럼 보이며 고위직을 맡기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수도 예루살렘의 광장 등에 그의 이름을 붙여 기리고 있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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